'고향 대신 해외로 해외로' 황금연휴 전날 공항 북새통(종합)
체크인 1시간 넘게 걸려…"비행기 놓칠라" 여행객 발 동동
공항 "대중교통·자동화 서비스 많이 이용해달라"
(영종도=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추석 황금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는 고향 대신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전 7시께 이미 항공사 체크인 대기 행렬이 카운터를 몇 바퀴 휘감아 돌 정도로 길게 늘어섰고, 여행객들은 비행기를 놓칠세라 발을 동동 굴렀다.
리무진 버스는 쉴 틈 없이 여행객을 쏟아냈다.
무거운 트렁크 가방을 끌며 행여나 비행기를 놓칠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출국장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여행객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아이 둘과 함께 일본으로 떠난다는 회사원 김모(41)씨는 "사람이 많이 몰릴 것 같아서 비행기 출발 3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더 일찍 올 걸 그랬다"라면서 "출발하기도 전에 벌써 진이 빠진다"며 한숨을 쉬었다.
체크인을 기다리던 한 30대 남성은 "기다린 지 1시간이 다 돼 가는데 아직 수하물도 못 부쳤다"면서 "원래 항공사 앱으로 체크인하려 했는데 접속자가 많아서 그런지 잘 안되더라"며 불안해했다.
카페와 패스트푸드점은 비행기를 타기 전 식사를 해결하려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식사를 포기한 채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많았다.
출국장 보안검색대 앞에는 여행객들이 50m 넘게 줄을 섰다. 다만, 공항 측이 이날 보안검색 인력을 최대로 투입해 처리 속도는 평소보다 빨랐다.
오전 10시를 넘어서며 출국장 혼잡은 크게 줄었지만, 오후까지도 보안검색대 앞 줄은 사라지지 않았다.
여행객들의 초조한 표정은 출국심사를 마치고 면세구역에 들어간 뒤에야 활짝 펴졌다.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황금연휴를 이용해 간만에 꿈같은 여행을 떠나는 발걸음은 한결같이 가벼워 보였다.
홀로 일본 후쿠오카에 간다는 회사원 이모(32·여)씨는 "출국심사까지 마치는 데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 면세점 쇼핑을 할 시간이 부족해 아쉽다"라면서도 "명절에 집에 있으면 결혼 언제 하느냐는 등 잔소리만 듣게 되는데 혼자 맛집 찾아다닐 생각 하니 너무 설렌다"고 말했다.
부인과 단둘이 괌에 간다는 사업가 진모(45)씨는 "해외출장이 잦아 공항에 자주 오는데, 오랜만에 여행을 위해 오니까 모든 게 아름다워 보인다"라면서 "일주일 동안 원 없이 놀다 오겠다"며 빙그레 웃었다.
이날 오전 인터넷이나 시내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건을 받으려는 여행객이 면세품 인도장에 몰려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일부는 물건을 받지 못하고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 9만9천여명의 해외여행객이 공항으로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연휴 기간 출발 여행객이 가장 많은 날은 30일로 국내선과 국제선을 더해 10만4천여명이 공항을 이용할 전망이어서 더 혼잡할 전망이다. 연휴 하루 평균 공항 이용객은 17만7천586명으로, 역대 연휴 가운데 최다 수준이다.
공사는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5번 출국장을 30분 앞당겨 오전 6시부터 운영한다. 이에 따라 오전 6시부터 4개 출국장이 열려 여객이 몰리는 아침 시간대 혼잡이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체크인 카운터 운영 시작 시간을 오전 5시 40분으로 30분 앞당기고, 이동형 체크인 카운터 20대를 혼잡한 지역에 탄력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이번 연휴에 많은 공항에 이용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중교통과 각종 자동화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ah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