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카타르 전쟁 직전에 트럼프가 말렸다"

입력 2017-09-21 11:50
"사우디-카타르 전쟁 직전에 트럼프가 말렸다"

익명 소식통 주장…"걸프지역 전쟁, 이란에만 유익하다고 설득"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타르 단교 사태 초반 걸프 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단교 초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카타르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서려던 것을 설득해 막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초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집트, 바레인 등 4개국은 카타르가 이란에 우호적이고 테러단체를 지원한다며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카타르로 진입하는 육로를 봉쇄했다.

익명의 소식통들은 단교 초기에 사우디와 UAE는 카타르에 대한 군사행동을 고려 중이었으나 트럼프는 그러한 행위가 역내 위기를 초래하고 궁극적으로 이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양국 정상들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단교 초기에는 트럼프 대통령도 카타르가 테러단체에 자금을 지원한다며 사우디가 주도하는 카타르 단교를 지지하는 듯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 정부는 줄곧 단교 사태가 역내 분열을 초래하고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며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 중재 노력을 기울여왔다.



단교 사태 중재에 나선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군주(에미르)도 지난 7일 한 기자회견에서 "정말 다행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군사적 행동을 막았다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치하한 바 있다.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카타르 군주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와 만난 뒤 "그것이(단교 사태가) 꽤 신속하게 해결될 것이라는 강한 느낌이 온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블룸버그의 보도에 대해 사우디 정부는 "어떠한 군사행동도 고려한 적이 없다"며 소식통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UAE 정부는 "분쟁은 군사적 방법이 아닌 정치적 방법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는 과거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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