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처럼 닮은 두 섬…저항의 양극, 한국과 오키나와"

입력 2017-09-08 06:30
수정 2017-09-08 09:54
"거울처럼 닮은 두 섬…저항의 양극, 한국과 오키나와"

문학평론가 이명원 '두 섬' 출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타는 혀'(2000)로 문단 권력을 정면에서 조준했고, '시장권력과 인문정신'(2008)에서 지식인들의 죽음을 이야기했던 문학평론가 이명원이 이번에는 동아시아 역사로 눈길을 돌렸다.

이명원의 신간 '두 섬'(삶창 펴냄)은 "마주 보는 거울처럼 닮은" 오키나와와 한반도를 화두로 삼았다.

19세기 말 제국주의와 침략주의로 무장한 일본의 팽창 속에서 오키나와의 옛 땅인 류큐와 조선은 일본 식민지로 전락했다.

저자는 두 지역을 '극'(極)으로 칭하면서 "일제 말기 이른바 '대동아공영권'이란 조선과 오키나와를 2개 축으로 하는 타원 구조의 전면적 확산이었다"라고 지적한다.

일본의 패전 이후에도 한국과 오키나와는 미국 주둔지로 남았다. 미·중 패권 다툼 속에서 군사적 긴장이 여전한 지역이라는 점도 똑 닮았다.

책은 단순히 '식민의 양극'이 아닌, '저항의 양극'으로서 오키나와와 한국의 과거와 현재를 파고든다.

오키나와를 군사기지화하려는 일본 본토와 미국, 이에 대항하는 오키나와인들의 소송과 시위 등 저항의 움직임을 촘촘하게 전한다. 이는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논란, 세월호 참사 등 한국의 현실과 묘하게 겹쳐진다.

아시아태평양전쟁(1941~1945년) 말기 오키나와로 끌려가 고통받았던, 지금은 그 흔적이 거의 지워지다시피 한 조선인 징용자들과 일본군 위안부들의 존재를 알리려고 애쓰는 것도 이 책의 미덕이다.

그 흔적을 찾아 헤매면서 "고생물학자가 화석을 발굴하는 일처럼 어려웠다"고 토로한 저자는 한국 사학계를 포함해 관련 학계가 조사와 연구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376쪽. 2만3천 원.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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