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10일 쉬는데 국내경제 괜찮을까

입력 2017-09-07 06:40
수정 2017-09-07 08:45
황금연휴 10일 쉬는데 국내경제 괜찮을까

조업일수 줄어 생산·수출 소폭 둔화할듯…국내 소비확대폭에 관심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노재현 기자 = 유례없이 긴 추석 황금연휴가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10월만 보면 일하는 날이 크게 줄기 때문에 생산이 감소하고 수출 증가세도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휴에 국내 소비가 늘어나며 부정적 효과를 만회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며 올해 추석 연휴는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최장 10일로 길어졌다. 일하는 날은 16일이다.

지난해는 추석이 9월 중순이었고 10월에는 3일 개천절에만 쉬었기 때문에 10월 조업일수만 따지면 차이가 크다.





일하는 날이 줄면 생산 감소는 불가피하다.

자동차와 조선업계는 기본적으로 열흘을 다 쉬는 분위기다. 생활가전과 스마트폰 생산 공장도 일감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지만 보통 공휴일에는 공장을 멈춘다.

생산과 수출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씨티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기저효과와 추석 연휴에 따른 근로일수 축소 등으로 4분기에는 한국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추석 연휴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은 편이다.

우리나라 수출 주력인 반도체·디스플레이는 공정 특성상 설비 가동을 멈출 수가 없으므로 연휴에도 생산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철강과 석유화학도 마찬가지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수출은 장기계약을 하기 때문에 연휴 때문에 물량을 대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진 않는다"며 "연휴 전에 미리 생산을 해서 재고를 많이 확보해둘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연휴가 10월 한 달 수출 규모에 영향을 주긴 하겠지만 연휴 전후로 당겨지거나 미뤄지는 것이어서 연간 수출 규모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휴일이 늘어나면 가계소비가 확대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메르스 사태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던 2015년 정부가 광복절 전날이자 샌드위치 휴일이던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을 때는 소비개선이 뚜렷이 보였다.

당시 정부 분석으로 14일부터 3일 연휴 백화점 매출과 대형마트 매출이 1주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7%, 26% 뛰었다.

야구장, 놀이공원, 박물관 등에서 입장객도 많이 증가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수요가 많지 않아서 가동률이 낮아진 상황에서는 긴 연휴로 소비가 늘어나면 생산 차질을 만회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긴 연휴를 이용해 해외로 떠나는 직장인들이 많아 국내 소비 증가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이미 추석 유럽과 해외 휴양지 항공권은 동나서 구하기 어렵다. 주요 여행사 해외여행 상품 예약은 작년 추석 때 두 배에 달한다.

또 가계 소득 증가율이 낮은 상황에서 지갑이 크게 열릴지 불투명하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장기 연휴는 국내 관광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백화점 등에서 소비를 늘릴 요인"이라면서도 "국내 가계 자금 여력과 북핵 문제로 인한 불안 등을 보면 소비가 얼마나 늘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황금연휴가 우리 경제성장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한국 경제 앞에는 긴 연휴 뿐 아니라 북한 도발과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미국 보호무역주의 등 커다란 불확실성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수출 증가세 둔화가 소비 회복세 개선보다 강하면 성장률을 낮출 변수가 될 수 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1%로 '깜짝 실적'을 냈지만 2분기에는 0.6%로 낮아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연속으로 0.77% 성장률을 기록해야 정부가 제시한 연간 3.0%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2%대 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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