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조원 피로도 높지 않았다" 美이지스함 충돌 원인은?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최근 믈라카 해협에서 발생한 이지스 구축함 존 S. 매케인함과 유조선의 충돌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미 해군은 승조원들의 피로 누적에 따른 사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일간 더 스트레이츠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매케인함 충돌사고 수습을 지휘하는 스콧 스위프트 미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잦은 출항과 작전으로 승조원들의 피로가 누적된 것이 사고의 한 원인일 것이라는 관측을 일축했다.
스위프트 사령관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 아침에 매케인함에 승선해 승조원들을 만났다. 그들은 어제 (함정을 구한) 영웅적인 행동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친 기색이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일부 전문가들은 매케인함이 한반도와 일본, 남중국해 등을 오가면서 승조원들의 피로가 누적됐는지, 역내 미군의 작전 템포가 과도하게 빨라졌는지 등도 확인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일각에서는 외부 세력에 의한 사이버 교란, 승조원들의 근무 태만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고, CNN은 미 해군관계자를 인용해 사고 직전 매케인함의 조종장치에 이상이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스위프트 사령관은 최근 제기된 다양한 사고 원인 추정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 "조사 초기여서 아직 특별한 정황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미 해군은 어떤 시나리오도 논의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을 것이며, 물론 여기에는 근무 태만 가능성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들어 한국과 일본 등지에서 잇따라 발생한 3건의 이지스함 사고와 매케인함 사고에서 공통적인 부분을 찾아내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스위프트 사령관은 "이런 일(충돌사고)이 너무 많았다. 4건의 사고가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지만 각각의 사고를 따로 분리해서 볼 수 없다"며 "충돌의 원인과 충돌 당시 정황 등에 대해 철저하고 완전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매케인함 충돌 당시 실종됐던 일부 수병의 시신이 선체의 폐쇄된 격실에서 발견된 것과 관련, 한 소식통은 더 스트레이츠타임스에 격실 내에서 최소 3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다른 1구의 시신은 말레이시아 해군에 의해 해상에서 발견돼 신원확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싱가포르 당국은 실종자 수색범위를 128㎢에서 2천620㎢로 대폭 확대하고, 수색을 위한 헬기와 선박 등을 대폭 늘렸다.
또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 이어 호주도 전날부터 항공기 등을 투입해 다국적 수색구조 작업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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