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비둘기 성명'에 달러 1년여만에 최저…원·위안·유로↑

입력 2017-07-27 10:29
美연준 '비둘기 성명'에 달러 1년여만에 최저…원·위안·유로↑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 성향의 성명을 내놓으면서 달러 가치가 추락했다. 이에 따라 유로화, 원화, 위안화 등의 가치는 뛰었다.



블룸버그 통신 집계에 따르면 6개 주요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환산한 달러지수(DXY)는 27일 오전 6시 29분(이하 한국시간) 전날 종가보다 0.7% 내린 93.39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6월 23일 이후 약 13개월 만에 최저 기록이다.

달러지수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여파로 비틀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한 달 사이에만 약 4% 내렸고, 연초 대비 8.5% 하락했다.

여기에 연준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완만한 자산축소 일정을 시사하는 성명을 내놓으면서 달러 약세가 두드러졌다.

연준은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보유자산 축소에 나서는 시기를 '올해'에서 '비교적 가까운 시일'로 손질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보유자산 축소 시기가 기존에 예상했던 9월보다 더 늦춰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프랑스 은행 크레디 아그리꼴의 바실리 세레브리야코프 외환 전략가는 "우리 생각에 '비교적 곧'이라는 것은 9월과 일치하는 것이지만 더 강력한 어조나 9월을 가리키는 분명한 신호를 줄 수도 있었다"며 "시장에서는 9월에 의문점을 가지면서 해석의 여지가 열렸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조슈아 샤피로 MFR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 정상화 절차가 다음 9월 FOMC 회의에서 발표될 것이며 실질적인 시작은 그 이후가 될 것이라는 신호"라고 말했다.

달러 약세 영향으로 주요 통화 가치는 크게 올랐다.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은 이날 유로당 1.1748달러로, 2015년 1월 이후 2년 반 만에 최고로 올랐다.

달러 대비 캐나다달러 환율도 달러당 1.2414캐나다달러까지 내려 2015년 6월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캐나다달러 환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캐나다달러 가치가 높다는 의미다.

고시 위안화 가치도 9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는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33% 내린 달러당 6.7307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1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위안화 기준환율이 내렸다는 것은 고시 위안값이 그만큼 올랐다는 뜻이다.

엔화와 원화가치도 뛰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이날 장중 110.9엔까지 떨어졌고, 달러당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9.8원 내린 1,112.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금값은 장중 1.1% 치솟아 온스당 1,263.57달러에 거래됐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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