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 진출 여자배구 대표팀, '절반 비즈니스석' 논란

입력 2017-07-24 19:58
결선 진출 여자배구 대표팀, '절반 비즈니스석' 논란

좌석 확보 못 해 180㎝ 이상과 부상 선수 6명에게만 제공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김연경과 황금세대' 돌풍을 일으키며 2017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2그룹 결선에 진출한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출격을 앞두고 '절반 비즈니스석' 논란에 휩싸였다.

24일 대한배구협회에 따르면, 오는 26일 결선 개최지인 체코로 떠나는 대표팀 선수 12명 중 6명은 비행기의 비즈니스석, 나머지 6명은 이코노미석을 타고 간다.

예선 조별리그에서 8승 1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2그룹 1위를 확정하고 결선에 진출, 우승 사냥을 하러 가는 대표팀의 사기가 자칫 형평성 논란으로 꺾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장신의 배구 선수들은 비좁은 이코노미 좌석을 타고 장시간 비행하면 일반인보다 피로도가 더 심할 수밖에 없다.

선수들의 '비즈니스석 업그레이드'는 배구협회의 해묵은 숙제였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코노미석을 타고 이동한다는 데 대한 비난이 커지자 협회는 오는 9월 태국에서 열리는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 예선에 출전하는 여자 대표팀에 전원 비즈니스 항공권을 제공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랑프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대표팀의 피로를 덜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세계선수권 예선에 투입할 비즈니스석 예산을 그랑프리 결선행 항공권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태국행 항공권보다 체코행 항공권의 비즈니스석 가격이 더 비싸서 예산을 당겨 쓰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여름 휴가 성수기여서 비즈니스 좌석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시일이 촉박해 추가 좌석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6명만 비즈니스석을 이용하게 된 이유를 해명했다.

대표팀은 키 180㎝ 이상인 선수와 부상이 있는 선수에게 비즈니스석을 제공하기로 했다.

한편 남자배구 대표팀은 다음 달 세계선수권 예선전이 열리는 이란으로 이동할 때 전원이 비즈니스석을 이용한다.

이에 대해 협회는 "여자 대표팀의 태국 세계선수권 예선 비즈니스 업그레이드를 지원하기로 했을 때 함께 추진한 것으로, 이미 예약을 확정했다"며 남녀 차별을 의도한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협회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면 항공권을 미리 확보하거나 프로구단의 지원금을 받는 등 대책을 마련해 논란을 피할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자 대표팀은 오는 26일 체코로 이동해 29일 독일과 준결승을 치러야 한다.

협회 관계자는 "오한남 신임 협회장이 당선된 만큼 앞으로 여러 문제를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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