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증시 '아벡시트' 우려…"아베 실각때 주가 20% 빠질까"

입력 2017-07-04 13:39
日증시 '아벡시트' 우려…"아베 실각때 주가 20% 빠질까"

도쿄선거 자민당 패배로 외국인 주목…1993·2009년 사례 상기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 지사가 이끄는 도민퍼스트(우선)회에 밀려 집권 자민당이 참패한 것은 외국인 주식투자자에게 파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금까지 도쿄도의회 선거는 일본 국정의 불확실성을 자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가뜩이나 소비 부진 등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이런 선거결과는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노무라증권 가시와바라 사토시 전자거래세일즈 과장은 "이번 주에는 외국인의 거래량이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들은 일본 주식시장에서 거래 비중이 거의 60%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 존재다.



지금까지 증권시장의 외국인 동향으로 보면 집권 자민당 대패를 단서로 외국인들이 즉각 (매도로) 움직여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지만, 미국 시장이 4일 독립기념일을 맞아 휴장하는 등의 영향을 받았다.

외국인들의 반응은 일단 보류된 셈이다. 도쿄증시 1부의 매매 대금은 3일 2조엔을 조금 넘은 정도였다. 20회째였던 도의회 의원선거는 과거 몇 번이나 일본정치와 주식시장을 뒤흔든 전기가 되어 왔다. 특히 이번과 환경이 유사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1993년과 2009년의 도의회 의원 선거다.

1993년 일본신당이 선거 전 2석에서 20석으로 약진했다. 자민, 공명당에 이은 3당이 된 뒤 같은해 7월 중의원 선거에서도 35석으로 약진하고 자민당은 대패, 자민당중심 정치인 '55년 체제'가 붕괴된다.

2009년은 도의회 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제1당을 빼앗은 기세를 타고 8월 중의원 선거에서 정권교체를 달성한다. 두 번 모두 이번 고이케 지사 세력을 후원한 도쿄도민의 변혁 의지와 유사하다.

정국 불안정은 장세 불안으로 연결된다. 1993년은 복합불황으로 닛케이평균이 연 3% 하락했다. 2009년은 연 20% 상승했지만 전년 세계 금융위기에 따른 반등이었을뿐 8월 정권교체 뒤엔 상승이 억제됐다.

이번은 일단 기본 상황이 다르긴 하다. 일본 중의원 임기 만료는 2018년 12월로 아직 1년 반이 남아 있다. 도의회 의원 선거 직후에 국정선거가 곧바로 이어졌던 과거 2회와는 정국상황이 다르다.



그런데 한 증권분석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3월 기사를 기억하고 있는 투자가들이 의외로 많다. 미스터 아베 신조가 총리직을 잃으면 일본주가는 20% 정도 떨어진다고 경고했었다"고 말했다.

일본 증시에 참여하고 있는 투자가들 사이에는 "아베 총리가 밀려나는 상황인 '아벡시트'(Abexit) 우려가 강한 상태"라는 것이다. 외국인이나 투자가들이 증시에서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다.

이러한 우려를 미리부터 반영한 듯 일본의 외국인투자가들은 6월부터 '매도 우위'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소개했다. 일본경제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표가 속속 나온다.

미국 독립기념일 휴일 이후 주중반부터 시장에 되돌아오는 외국인들의 반응은 아직 표면화하지 않고 있다. 아베 정권이 성장전략을 내세워 주식시장 불신감을 불식하기에는 불안정 요인이 넘친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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