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첫발 뗐지만…'추경·청문회' 갈 길 먼 국회
추경, 한국당 빼고 심사 추진…청문회와 맞물려 불투명
조국 민정수석, 운영위 출석도 쟁점…곳곳에 정국경색 뇌관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한지훈 기자 = 여야가 27일 지루한 '밀당' 끝에 국회 정상화에 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을 포함해 시급한 현안 처리의 첫발을 뗐다.
그러나 원칙적 수준의 합의만 이뤘을 뿐 구체적인 쟁점을 둘러싸고는 본격적인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해 갈 길은 여전히 멀다.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일단 초당적 화합 분위기를 조성하긴 했지만, 정부와 여당의 '1호 현안'인 추가경정예산 심사를 놓고 자유한국당의 반대가 강해 통과까지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지난주에도 동일한 내용을 놓고 여야가 합의 직전까지 갔지만, 합의문에 추경 논의를 명시하는 문제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이 격렬하게 충돌하며 '반쪽 국회'를 이어간 게 사실이다.
복수의 여야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합의에는 아예 빠졌지만, 원내대표 차원에서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여야 3당이 추경 심사에 착수하는 데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핵심 당직자는 "민주당이 나머지 두 야당과 추경 논의를 하면 그것까지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분위기"라며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이 정도까지는 큰 틀에서 의견 접근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은 일자리 추경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라며 '역대 최장' 추경 처리 기일이라는 오명을 남겨선 안 된다고 야권을 거듭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해 야권에서 정조준한 '부적격 3인방' 인사청문회다.
한국당은 이들 인사의 거취와 추경을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표명해 왔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추경 논의는 진행하겠다는 의사지만, 부적격 3인방에 대해선 한국당과 함께 자진사퇴 또는 지명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따라서 인사청문회 의혹 제기,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불발, 대통령 임명 등의 절차가 진행되면 정국은 언제든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회 안팎에선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는 일단 추경과 관련해선 정책위의장 차원의 물밑 협상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에서 공무원 일자리 예산 등은 추경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만큼 야당의 요구를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당 측은 "물밑 논의가 오가는 것은 맞지만 인사청문 상황을 지켜보며 추경 문제는 입장을 정할 것"이라며 "부적격 인사들을 그대로 밀어붙인다면 협조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조국 민정수석의 7월 임시국회 운영위 출석 여부도 또 다른 뇌관이다.
여야는 애초 운영위 업무보고시 '성역없는 출석'을 넣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이는 최종 합의문에는 '각 부처 업무보고를 실시하며, 국회가 요청하는 자는 출석한다'는 문구로 변경됐다. 상대적으로 큰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야당에서는 조 수석의 운영위 출석을 사실상 담보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여권에선 이례적이라며 난색을 보여 성사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이번에 상임위별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경우 그나마 처리가 수월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당이 물 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한 조직 개편안에 반대 입장이긴 하지만, 이 부분을 제외하고서는 견해차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바른정당 원내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도 분위기를 고려해 정부조직 개편은 사실상 최소로 한 것 아니냐"며 "물관리 부분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논란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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