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거주 EU 시민들 권리보호 누가?…英법원 vs ECJ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에 거주하는 유럽연합(EU) 시민들의 권리보호를 둘러싼 영국과 EU 간 입장 차이에는 이들의 권리에 관한 재판을 누가 하는지가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다고 영국 측 협상 대표가 밝혔다.
브렉시트 협상 영국 대표인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은 25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영국이 2019년 3월 EU를 떠난 이후에는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영국내 거주하는 EU 시민들의 권리보호에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스 장관은 영국 법원과 ECJ 사이에 다툼이 있으면 이를 중재하는 기구가필요할 수는 있지만, 이들의 권리와 관련한 사법권이 "ECJ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부분이 쟁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제안은 영국민과 거의 상응한 '지위'를 주는 것"이라며 "거주, 노동, 보건, 복지, 연금 등에서 영국민과 똑같은 권리를 준다"고 설명했다.
앞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22일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만찬에서 27개국 정상들에게 영국내 거주하는 EU 시민들의 권리보호 방안을 공개하면서 이들이 브렉시트 이후에는 영국법을 적용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안에 따르면 특정일을 기준으로 그때까지 영국에서 합법적으로 5년간 거주한 EU 국적자에겐 영국민에 상응하는 권리를 부여하는 '새로운 정착 지위'를 얻는다.
그때까지 5년이 안 된 경우에는 '새로운 정착 지위'를 얻을 수 있는 5년이 될 때까지 영국에 체류할 자격을 부여한다.
특정일은 EU 탈퇴 통보 시점(2017년 3월29일)과 EU 탈퇴 시점(2019년 3월30일) 사이가 된다.
이 특정일 이후부터 영국의 EU 탈퇴 시점 사이에 영국에 들어오는 EU 시민에겐'유예 기간'에 영국에서 노동허가를 얻거나 본국으로 돌아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영국 정부는 오는 26일 세부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내 첫 인상은 영국의 제안이 우리의 예상을 밑돈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상황을 악화할 위험이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현재 영국에는 폴란드인 90만명 등 약 320만명의 EU 회원국 시민이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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