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당권주자들, 한국당에 십자포화…洪에는 '온도차'

입력 2017-06-21 17:34
바른정당 당권주자들, 한국당에 십자포화…洪에는 '온도차'

李 "한국당 배신자 프레임에 당해"·河 "洪은 대한민국의 적"

鄭 "무너질 때까지 기다리자"·金 "썩은 보수…망하길 바라선 안돼"



(대전=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바른정당 당권 도전에 나선 후보들이 21일 자유한국당에 맹공을 퍼부으면서도 홍준표 전 지사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보였다.

이혜훈, 하태경, 정운천, 김영우 후보(기호순)는 이날 오후 대전 BMK컨벤션에서 열린 2차 권역별 정책토론회에서 작심한 듯 한국당을 비판했다.

이들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당과의 합당은커녕 연대도 불가하다며 자강론을 강조하는 한편 자극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다만 홍 전 지사에 대한 생각은 제각각이었고 향후 한국당과의 통합 방식과 시점에 대해서도 견해차를 보였다.

'젊은 보수'를 캐치프레이즈로 들고나온 하 후보는 이날도 '홍준표 때리기'에 집중했다.

하 후보는 "애초 한국당과의 합당 고려 조건이었던 '친박 8적'의 축출은 이제 어림없게 됐다"며 "홍 전 지사가 한국당에서 출당되지 않으면 합당은 물론 연대 논의도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걸레는 빨아도 수건이 될 수 없다. 한국당은 소멸시켜야 하는 정당이며 바른정당이 한국당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정당처럼 보여선 안 된다. 오히려 한국당은 흡수통합 대상이라는 걸 분명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우리는 그동안 대장이 없는 상태에서 (한국당의)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 속절없이 당했다"며 "이젠 강하게 나가야 한다. 이혜훈이 딱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의 경쟁에서 우리는 낡은 보수를 물리치고 보수의 본질이 돼야 한다"면서 "촌철살인·사이다 발언으로 바른정당이 뉴스를 장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홍 전 지사보다 더 나쁜 게 친박패권 세력"이라면서도 "홍 전 지사가 한국당 대표가 되면 친박세력을 물리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하 후보가 "그건 착각이다. 그렇게 믿다가 13명이 탈당해 '국민 철새'가 돼 돌아가지 않았느냐"고 따져 묻자, 정 후보는 "친박세력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한국당은 결국 무너질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의 힘을 키우며 기다렸다가 다 끌어오자는 것"이라고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김 후보는 "정말 썩어빠진 낡은 보수를 싹 바꿔보고 싶었다"며 "한국당이 도로친박당이 돼 가는 모습이 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당이 거대야당이라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망하기만 바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하 후보가 홍 전 지사를 '대한민국의 적', '축출과 혁신의 대상'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정치감각이 제로 수준"이라며 하 후보를 역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하 후보를 겨냥해 "이번 주까지만 정치하고 안 할거냐. 그런 발언은 시민단체나 할 법한 소리이며 바른정당이 지방선거는 물론 총선에서도 대패하게 할 포퓰리즘"이라면서 "누군가를 인간 이하로 취급하면 정치를 할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하 후보는 "김 후보는 매너좋고 성품 좋은 분으로 제가 존경하기도 하지만 그런 태도로 이 세파를 어떻게 헤쳐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내일 보는 게 미안할까 봐 오늘 비판할 걸 못하면 정치인의 기본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 저는 그 사람들을 대한민국의 친구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김 후보가 공약으로 내건 보수원탁회의에 대해 "대체 어떤 단체, 세력과 하겠다는 것이냐"며 "우리 당의 차별화된 색깔도 보여주지 못한 마당에 원탁회의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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