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카타르 단교' 지지…국방부는 카타르 긍정평가 엇박자(종합)
트럼프 '카타르 단교'에 막후 역할 시사…"테러공포 종식의 출발점"
백악관 "트럼프 제시한 원칙 준수 속 사태 진정되고 조속히 해결되길 희망"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중동 국가들이 잇따라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국방부가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이 막후에서 모종의 역할까지 했음을 시사하면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으나, 국방부는 카타르가 역내 안보에 기여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중동방문 때 내가 '급진 이데올로기에 대한 자금지원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당시) 정상들이 모두 카타르를 지목했다. 봐라!"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살만 국왕과 50개국의 지도자를 만난 사우디 방문이 이미 성과를 내는 것을 보니 기쁘다. 그들은 극단주의에 대한 자금지원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모든 것이 카타르를 지목했다. 이것(카타르 단교)은 아마도 테러공포를 끝내는 일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중동방문 때 테러 단체를 비롯해 극단주의에 대한 자금지원 중단을 역설했고, 그 결과로 중동 국가들이 '테러리즘 후원' 의혹을 받는 카타르와의 단교에 나섰다는 취지의 주장인 셈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이슬람권 55개국 지도자가 참석한 가운데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 아랍-미국 정상회담' 기조연설을 통해 극단주의와 테러리즘 척결을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지지 입장과 달리 제프 데이비스 국방부 대변인은 '카타르가 테러를 지원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그 질문을 받기에 올바른 사람이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나는 카타르를 우리의 매우 중요한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를 둔 호스트 국가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특히 "카타르가 역내 안보에 지속해서 기여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카타르 단교 지지 트윗은 백악관의 공식 입장과도 온도차가 나는 것이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일과 관련된 모든 국가와 대화를 계속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우리는 상황이 진정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숀 스파이서 대변인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카타르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중동 국가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테러 단체에 대한 자금지원과 극단주의 척결 등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원칙을 준수하면서도 이 문제가 진정되고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답변했다.
사우디 정부는 전날 "카타르가 테러리즘을 후원하고 내정 간섭을 한다"는 이유로 카타르와의 단교를 가장 먼저 발표했고 뒤이어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바레인, 리비아 임시정부, 예멘, 몰디브 등이 잇따라 단교 대열에 동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카타르 단교 지지 트윗은 미국과 카타르와의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현재 카타르 수도 도하 인근에 우데이드 미군 공군기지를 두고 있으며, 이곳에는 미군 약 1만 명이 주둔해 있다.
이와 관련해 데이비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카타르에서의 우리 작전이나 영공 비행 허가를 받는 데 있어 영향이 없다"면서 "앞으로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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