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랠리 지속하나…美기업 1분기 성장세 6년만에 최고
S&P500 기업 1분기 순익 증가율 13.6%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미국 기업들이 올해 1분기에 근 6년 만에 가장 좋은 순익 증가율을 보여 강세장의 지속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5일 보도했다.
팩트셋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대부분이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현시점에서 집계한 순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6%를 가리키고 있다. 이는 2011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실적 개선의 흐름이 중장비 업체인 캐터필러는 물론 소셜네트워크 회사인 페이스북, 지역 은행인 US 뱅코프 등 다양한 업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점도 주목된다.
팩트셋에 따르면 S&P 500 지수에 포함된 11개 업종 가운데 10개 업종에서 기업 실적이 호전됐고 특히 금융과 IT업종이 가장 큰 폭의 순익 증가율을 보였다.
실적의 질이 좋아진 것도 많은 투자자를 고무하는 요인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이렇다할 실적 개선 없이 자사주 매입과 초저금리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 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7%가 늘어난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특히 이들 기업 가운데 64%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상회하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5년의 평균인 53%보다 다소 높아진 것이다.
이달초에 집계된 S&P 500 지수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전년 동기 대비 24%가 줄어든 수준이었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를 상승시키는 재료지만 장기 성장을 뒷받침할 투자 여력을 단기적 주가 부양을 위해 훼손한다는 점에서는 호재가 못 된다.
팩트셋이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 따르면 S&P 500 지수 기업들은 2분기에 6.8%, 올해 전체로는 11%의 순익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순익 증가의 상당 부분이 원자재 가격의 오랜 침체가 지난 연말 시점에 완화된 데 힘입은 것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에너지 업종이 S&P 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순익 증가에 기여한 몫이 3분의 1에 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 에너지 기업인 엑손 모빌의 1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이 늘어났고 전년 동기에 7억2천5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던 셰브론도 올해 1분기에는 27억 달러의 순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했다.
원자재 가격이 회복된 효과가 1분기의 실적 개선에 반영됐다는 얘기다. 하지만 올해 들어 원유 가격이 다시 하락하면서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1분기의 실적이 워낙 침체했던 것도 전년 동기 대비 순익 증가율을 부풀렸을 수 있다.
찰스 슈왑 투자운용의 오마르 아길라르 수석투자책임자(CIO)는 기업의 실적 개선과 견조한 경제 지표, 금융시장의 상대적 평온 등이 향후를 더욱 낙관케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는 자동차 판매대수와 같은 경제지표들이 약세를 나타낸다면 주가 랠리는 비틀거릴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덧붙였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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