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국회비준' 문제 급부상…'어정쩡한' 軍 입장 바뀌나(종합)

입력 2017-05-18 11:05
'사드 국회비준' 문제 급부상…'어정쩡한' 軍 입장 바뀌나(종합)

국방부, 당정협의 대비…'국회비준 사항 아니다'는 입장 유지

"특사 파견 상황서 국회비준 문제 언급 적절치 않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국회비준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특사로 미국을 찾은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이 17일(현지시간)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국회 논의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밝혔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서도 국회비준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새 국방장관이 임명된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당정협의에서 사드 국회비준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될 것에 대비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국방부는 사드 배치가 국회비준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새 정부와 여당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말을 아끼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가 18일 사드 국회비준 문제에 대해 "입이 있어도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한 것처럼 국방부는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홍 특사는 워싱턴D.C에서 맥매스터 보좌관을 면담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사드 배치 과정에서 국내에 절차상 논란이 있다는 얘기를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에게) 했고, 국회에서 논의될 필요성을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맥매스터 보좌관은 "한국 내에 그런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홍 특사는 전했다.

여당은 사드배치 국회비준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신임 원내대표는 17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사드배치는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면서 "우리의 법적인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미국으로) 돌려보내는 문제까지 포함해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선거기간 사드 국회비준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사드배치 국회비준 동의 문제에 대해 국방부는 그간 비준동의가 필요 없는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여당이 당정협의 과정에서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할 경우 마냥 버틸수만은 없을 것이란 이야기들이 군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국방부 공식 입장은 "주한미군 사드배치 합의는 조약이 아니므로 헌법 제60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헌법 제60조 제1항은 국회는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중요한 국제조직에 관한 조약, 우호통상항해조약,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 강화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국방부는 "헌법 제60조 제1항은 국가 간 합의가 조약인 경우에만 적용된다"면서 "주한미군 사드배치는 이미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으로, 별도의 새로운 조약 체결도 불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사드체계 배치에 필요한 부지 및 기반시설 제공도 이미 국회의 동의를 받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사드체계 배치가 국회 비준동의 사항이라면 앞으로 주한미군에 배치되는 다른 무기도 비준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새 정부에서 사드배치의 절차적 정당성을 분명히 따지고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국회비준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금 한미 뿐 아니라 주변국에 특사가 파견되어 대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지금 대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국방부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변인은 만약 이번에 국회비준 동의를 받으면 앞으로도 계속 관련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현재 준비 중이냐는 질문에는 "가정을 전제로 준비하는 것은 없다"면서 "현재 환경영향평가 등 (사드배치와 관련해) 진행되는 절차는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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