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동북3성 조선족들, 北창군절 북한행 대거 취소…"전쟁 우려"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 위협으로 인해 한반도 주변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해마다 25일 인민군 창건일을 맞아 북한을 찾던 중국 내 조선족들이 올해는 방북을 대거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중접경 조선족 동포사회에 따르면 매년 태양절(4월15일 김일성 생일)과 창군절(4월25일)을 앞두고 친선 차원에서 북중무역 종사 조선족 기업가들이 평양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참석했으나 올해에는 핵실험·장거리미사일 발사 등에 따른 정세 변화를 우려해 대부분 방북의지를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접경지역의 한 조선족 기업가는 "해마다 북한에서 열리는 주요 행사를 찾았으나 이번에는 핵실험 위협으로 중국 정부의 제재조치가 전례없이 강화됐고 미국이 항모 전단을 조선반도 주변에 배치해 자칫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분위기"라면서 "공연히 평양에 갔다가 볼모가 될 수도 있어 방문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미·중의 대북제재 압박이 강화된 가운데 북한은 태양절 열병식(군사 퍼레이드)을 대규모로 벌이고 동포초청도 늘렸다.
이 때문에 북중접경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등지의 조선족 기업가들은 지난 15일을 전후해 이미 평양을 방문한터라 "이번에 또 갈 필요가 있느냐"며 군 창건일 방문을 취소하기도 했다.
한 조선족기업가단체 대표는 "뉴스에서 보도되는 조선 소식에 불안해서 회원들 의견을 모은 결과 '이번에는 가지 말자'는 사람이 많아 방문을 포기했다"면서 "내심 동료들을 (전쟁의)구렁텅이로 몰아넣는게 아닐까 했는데 잘됐다"고 말했다.
이들 조선족동포들은 지난 2월16일 북한 광명성절(김정일 생일) 때는 단체 임원단을 중심으로 대거 평양을 찾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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