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윤상현 "홍준표가 보수적자"…洪에 힘싣는 친박

입력 2017-04-04 17:17
수정 2017-04-04 17:22
최경환·윤상현 "홍준표가 보수적자"…洪에 힘싣는 친박

崔 "지금 친박·비박이 어딨나"…洪, 친박성향 인사들 선대위 중용

(서울·대구=연합뉴스) 강건택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들이 홍준표 대선 후보를 '보수 적통'으로 치켜세우며 힘을 싣고 있다.

홍 후보도 친박 성향 인사들을 속속 선거대책위원회에 중용하고 있어 일각에서 우려한 계파 갈등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한국당 대구·경북 선대위 발대식은 이런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무대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에서 열린 이 행사에 친박 핵심으로 꼽히는 최경환 의원과 조원진 의원이 홍 후보를 돕기 위해 참석했다.

최 의원은 행사 전 기자들과 만나 "보수적자 후보인 홍 후보의 당선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홍 후보와 친박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말이 있다'는 지적에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까지 됐는데 지금 친박, 비박(비박근혜)이 어딨나"라며 "지금은 당이 하나가 돼서 좌파 포퓰리즘 세력의 집권을 막는 것이 급선무"라고 반박했다.

이어 "더 이상 그런 분란의 소지가 있는 이야기들은 그만했으면 한다"며 "이제는 당이 분열되는 모습을 더는 보여선 안 된다. 그래야 좌파 포퓰리즘 세력의 집권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역시 친박 핵심으로 분류되는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홍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사이의 '보수적통' 설전을 거론하면서 "여론조사 추이나 당세를 놓고 보더라도 홍 후보가 보수적통 후보임에는 누가 봐도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홍 후보의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바른정당이 후보 자격 시비를 거는 데 대해서도 "대한민국 법치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근간이고 이미 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대통령도 유죄로 추정해 권좌에서 몰아낸 사람들이 이제 보수적통 후보마저 유죄 추정으로 몰아내려 하느냐"며 방어막을 쳤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 단골 참석자였던 김진태 의원은 홍 후보에 밀려 경선에서 탈락한 뒤 강원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고, 친박 성향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대구 선대위원장으로 추대됐다.

소속 의원들이 당에서 공식 지명된 대선 후보에 힘을 싣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동안 양측의 관계를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홍 후보는 대선 출마를 시사하면서부터 '양박(양아치 친박)'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면서 친박 일부를 맹비난했고, 지난달 29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세미나에서는 "DJ(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도 견뎠는데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철저하게 당했다. 속된 말로 하면 이가 갈리는 정도"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럼에도 홍 후보와 친박이 '오월동주'에 나선 것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일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야권 후보들에 비해 지지율이 떨어지는 홍 후보로서는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해 친박의 지지와 당내 단합이 절실하고, 친박계로서는 외부의 인적청산 요구에 맞설 '강한 후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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