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무는 폭스뉴스 성추문… 에일스 전회장, 또 성희롱 피소
여성 출연자 로긴스키 "작년 말 경영진에게 알렸으나 묵살"
간판앵커 오라일리 10년간 성추문 합의금 145억 지급 폭로 이어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 보수성향 뉴스채널 폭스뉴스에 성 추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3일(현재시간) 폭스뉴스 프로그램 출연자의 한 명인 줄리 로긴스키(43)가 2015년 당시 회장인 로저 에일스 회장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며 뉴욕 주 최고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에일스는 지난해 전직 여성 앵커 그레천 칼슨으로부터 성희롱으로 제소당해 불명예 퇴진했는데, 로긴스키에 의해 또다시 피소된 것이다.
로긴스키는 소장에서 에일스 전 회장이 사무실로 자신을 부른 자리에서 성차별적 발언과 원치 않는 성적 접근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자에 앉은 에일스 전 회장으로부터 몸을 앞으로 구부려 입맞춤으로 인사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말했다.
에일스 전 회장은 또 그에게 '나이가 많고, 결혼했으며, 보수적인 남자'와 성관계를 해야 한다는 말도 한 것으로 소장에 기술됐다.
로긴스키의 변호인은 "이런 언행으로 미뤄 에일스는 로긴스키와 성관계를 원한 게 틀림없다"고 밝혔다.
로긴스키는 이런 요구를 거절하자 '보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더 파이브'라는 프로그램의 고정출연 계획이 철회됐고, '아웃넘버드'라는 프로그램의 출연 빈도가 줄면서 경력 관리에 지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에일스 전 회장이 물러난 후 취임한 빌 샤인 현 공동회장에게 작년 11월 자신이 성희롱당한 사실을 보고했으나, 회사가 조사하지 않고 묵살했다면서 샤인 회장도 함께 제소했다.
에일스 전 회장의 변호인은 로긴스키의 제소 내용에 대해 "별것 아니다. 그녀가 사람들에게 믿어줬으면 하는 소설 거리조차 안 된다"고 부인하면서 에일스 전 회장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긴스키의 주장은 에일스 전 회장이 물러난 후 9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작년 폭스뉴스는 이 사건 때문에 칼슨에게 2천만 달러(약 223억6천만 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고 사과했다.
폭스뉴스는 최근 간판앵커인 빌 오라일리의 성희롱 사건까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로긴스키의 주장이 나오면서 다시 추문에 빨려 들어간 형국이 됐다.
폭스뉴스의 인기 앵커인 오라일리는 지난 15년간 5차례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됐으며, 폭스뉴스와 오라일리는 최근 1천300만 달러(약 145억3천만 원)를 피해 여성 5명에게 지급하면서 사건을 합의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또 다른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웬디 월시는 이날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폭스뉴스에 대한 독립적 조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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