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 애플 하청 대만 페가트론도 미국공장 설립 검토

입력 2017-03-15 15:33
트럼프 압박에 애플 하청 대만 페가트론도 미국공장 설립 검토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애플 아이폰의 또다른 하청 제조업체인 대만 페가트론(和碩)도 미국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중앙통신은 15일 랴오츠정(廖賜政) 페가트론 대표가 전날 기업설명회에서 미국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랴오 회장은 "고객사가 제품 판매가에 (미국 생산에 따른) 비용을 반영해준다면 미국 생산도 괜찮다"며 "고객사가 미국이든 중국이든, 수요가 있는 곳에 생산라인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전 대만 아수스(ASUS) 컴퓨터에서 분리된 페가트론은 폭스콘과 함께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조립, 납품하고 있으며 현재 대만, 중국, 멕시코, 체코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앞서 페가트론은 지난해 애플로부터 미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거부한 바 있다.

페가트론의 입장 선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제조업의 미국 복귀와 일자리 창출 압박을 받고 있는 애플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폭스콘과 손잡고 미국에 70억 달러(8조원) 규모의 디스플레이 제조공장 설립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폭스콘은 디스플레이 공장 외에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주조(몰딩) 공장 건립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페가트론은 아이폰 생산기지 구조 동향과 생산라인 이전 후 영향을 정밀 분석 중이다.

랴오 회장은 하지만 고객사가 페가트론 공장 이전에 드는 모든 비용을 제품 단가에 포함시킬 경우 지역을 불문하고 생산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밀며 애플을 압박하고 있다.

페가트론은 지난해 매출 1조1천580억 대만달러(42조9천억원)에 당기순익 221억3천700만 대만달러(8천200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페가트론은 올해 설비투자액을 4억∼4억5천만 달러(4천574억∼5천145억원)로 대폭 확대키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미국 공장 투자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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