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 춘계공세 대신 나무심기 독려…추측 '무성'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16년째 내전을 벌이는 극단주의 이슬람 과격단체 탈레반이 춘계 대공세 대신에 느닷없이 나무 심기를 독려하는 성명을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현지 인터넷 신문 카마프레스 등에 따르면 탈레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는 전날 성명에서 "봄이 옴에 따라 전사들과 모든 개인이 나무를 심기를 촉구한다"며 "나무 심기는 (이슬람) 예언자를 따르는 일로 환경을 보호하고 땅을 개발함으로써 신의 축복에 감사를 나타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탈레반이 해마다 이맘때 성명을 통해 외국군과 정부군을 상대로 한 '춘계 대공세'를 예고한 것과 달리 최고 지도자 명의로 나무 심기 독려 성명을 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아프간 정치평론가인 와히드 무즈다는 "이번 성명은 과거 도로·교량 건설을 강조한 성명과 마찬가지로 탈레반이 현 정부보다 더 나은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선전의 일환"이라고 AP 통신에 말했다.
이에 대해 샤 후사인 무르타자위 아프간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자신들의 범죄와 파괴행위로부터 여론을 기만하려는 시도일 뿐"이라며 "탈레반이 설립 때부터 염두에 둔 것은 오직 전투와 범죄, 파괴뿐"이라고 말했다.
세디크 세디키 내무부 대변인도 "탈레반은 폭탄을 땅에 묻는 일부터 먼저 중단해야 한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의 공격을 받아 아프간 정권에서 축출된 탈레반은 최근 아프간 영토의 10%를 통제하고 33% 지역에서 정부와 통치권을 다투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세력이 커지고 있다.
탈레반은 2015년 7월 최고지도자 물라 무하마르 오마르가 이미 2년전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고 후임 최고지도자 물라 아크타르 만수르가 이듬해 무인기 공습으로 사망하면서 리더십 공백이 예상됐으나 이슬람 성직자 출신의 아쿤드자다가 곧 최고지도자에 취임하면서 정부군과 나토군을 상대로 꾸준한 공세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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