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분실했는데…2만원만 빌려주세요" 전국 돌며 상인 속여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지난해 3월 대전 유성구 한 오토바이 가게에 30대 남성이 다급하게 들어왔다.
그는 난감한 표정으로 주인에게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교통비 2만원만 빌려주면 내일 갚겠다"고 호소했다.
또 주인에게 자신은 동네 주민이며, 이곳에서 오토바이를 산 적도 있다며 아는 척도 했다.
주인은 이 남성을 처음 봤지만, 손님에게 선의를 베푼다는 마음으로 2만원을 건넸다.
돈을 받아 챙긴 남성은 다음날 나타나지 않았고, 그대로 잠적했다.
그는 전국의 소규모 상점에 들어가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속여 주인에게 2∼5만원 받아 그대로 달아나는 사기 행각을 벌인 A(33)씨다.
A씨는 이 방법으로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대전, 경기, 경북 등지의 상점을 돌며 12차례에 걸쳐 38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미용실과 세탁소, 오토바이 가게 등 동네 주민을 상대로 장사 하는 작은 가게를 노렸다.
과거 가게를 이용한 적이 있고 동네 사람이라는 말에 속아 상점 주인들은 돈을 쉽게 건넸던 것으로 파악됐다.
일정한 직업이 없는 A씨는 생활비가 떨어질 때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같은 수법의 사기 행각을 벌였다.
대전 유성경찰서는 이달 초 A씨를 검거,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영세 상인들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해 금액이 소액이어서 경찰에 신고되지 않은 여죄가 많을 것으로 보여 구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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