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전쟁' 트럼프 "언론이 테러 은폐…NYT·여론조사 가짜"(종합)

입력 2017-02-07 09:44
'언론과 전쟁' 트럼프 "언론이 테러 은폐…NYT·여론조사 가짜"(종합)

트럼프 "부정직한 언론, 테러보도 안해…부정적 여론조사는 가짜뉴스"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김아람 기자 = "언론에 나오는 부정적인 여론조사는 가짜뉴스다", "망해가는 뉴욕타임스가 나에 대해 소설을 쓴다", "부정직한 언론이 테러 보도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다시 언론에 대한 공세를 쏟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탬파에 있는 맥딜 공군기지 연설에서 "여러분은 파리와 니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봤다"며 "이런 일이 보도조차 되지 않는 곳이 있으며, 많은 경우 매우 부정직한 언론은 이를 보도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언론)에게 이유가 있다는 것을 여러분은 알고 있을 것"이라며 언론이 테러 소식을 '은폐'하는 데에 정치적으로 숨은 동기가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 같은 주장을 두고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의 발언은 매우 분명했으며, 그는 언론이 어떤 사건은 다른 사건을 다루는 만큼 보도하지 않는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위는 끝장을 내면서 (테러) 공격이나 격퇴는 같은 비중으로 다루지 않는다"고 예를 들었다.

미국 언론은 바로 이에 반박했다. 실제로 파리, 니스 등 주요 테러가 발생했을 때 미 언론은 이를 크게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언론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테러를 일일이 보도하지는 않지만, 무엇을 보도할지 정보를 선별하는 것과 보도 은폐는 굉장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지난주 캐나다 퀘벡에서 6명의 목숨을 앗아간 모스크(이슬람 사원) 총격 테러를 무시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WP는 꼬집었다. 이 테러는 트럼프와 프랑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을 추종하는 극우 성향의 젊은이가 무슬림을 향해 총을 난사한 사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뉴욕타임스(NYT) 때리기' 수위도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서 "망해가는 NYT가 나에 대한 완전한 소설을 쓴다"며 "지난 2년 동안 엉터리 기사를 써 놓고서, 지금은 이야기와 출처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력지 NYT가 자신에 대한 기사를 날조하고 있다는 것으로, 지난주 "NYT는 가짜뉴스"라고 공격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NYT, WP, CNN 등 주류 언론과의 싸움을 취임 이후에도 이어가고 있다. 대다수 주류 언론은 대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했다.

특히 올해 들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보도를 더욱 강화한 NYT와는 갈등의 골이 한층 깊어졌다.

NYT는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비겁한 위협"이라고 비난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뉴스' NYT의 구독자 수가 갈수록 줄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NYT는 마크 톰슨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구독자 수가 급증한 수치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 여론조사도 엉터리로 몰아세웠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이번 대선에서의 CNN과 ABC, NBC 여론조사처럼 어떤 부정적인 여론조사들도 가짜뉴스들이다. 미안하지만, 사람들은 국경안보와 극단적 심사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도 WP는 "트럼프에 나쁜 여론조사 = 틀린 것"이라는 매우 단순하고 비합리적인 세계관이라고 꼬집었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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