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선레이스 개막…文 대세론 속 다른주자들도 '신발끈'
文 "통합 대통령" 포부…설 이후 대세론 굳히기 돌입
이재명 '선명성', 안희정 '시대교체' 내걸고 추격…2위 경쟁도 치열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설 연휴가 지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 잠룡들도 본격적인 대권레이스에 뛰어들었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주요 주자들이 속속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당내 경선을 앞두고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세론'을 형성해 독주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가 '통합'을 앞세워 굳히기를 시도하는 가운데, 이재명 성남시장은 특유의 진보적인 메시지를 앞세워 '선명성'을 부각하면서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여기에 상승세를 보이는 안희정 충남지사도 트레이드 마크인 '젊은 리더십'과 '시대교체'를 내걸어 보폭을 넓히고 있어 선두권 싸움과 2위 다툼은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 이후 첫날인 31일 이 시장은 중앙당에 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최성 고양시장에 이은 두 번째 등록이며 당 안팎에서는 여기에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김부겸 의원 등이 추가로 등록해 모두 5명이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공식 출마선언이나 예비후보 등록은 아직 유보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이날 기자단과 차담회를 하면서 사실상 레이스의 출발을 알렸다.
그는 이 자리에서 '통합'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문 전 대표는 "사상 최초로 영·호남과 충청 등 모두에게서 지지받는 국민통합 대통령 시대를 열고 싶다"며 "선거 당일 어느 지역에서는 잔치가 되고 다른 지역에서는 눈물이 됐는데, 지역통합·국민통합을 이루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여전히 친문(친문재인)진영을 겨냥해 "폐쇄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통합을 강조하면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대세론'을 고착시키겠다는 것이 문 전 대표 측의 구상이다.
당내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이 시장은 '개혁성'과 '선명성'을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날 예비후보 등록 후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으면서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은 참배하지 않은 것도 이런 선명성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페이스북 등 SNS에서 각종 정책을 선보이면서도 진보진영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면서 '개혁의 적임자'를 자임하고 있다.
이 시장의 대변인 격인 제윤경 의원은 "이 시장이 '파이터'로서 방해와 장애물을 극복하고 성취를 해내는 리더십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안 지사의 경우 '시대교체'와 '젊은 리더십'을 앞세워 반전을 노린다. 새로운 시대정신을 대변할 젊은 지도자는 자신 뿐이라는 것을 집중적으로 부각할 계획이다.
안 지사 측은 "이번 대선은 정권교체와 세대교체를 넘어 시대를 교체하는 기회"라며 "기존의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뛰어넘어 통합의 리더십으로 국정을 이끌겠다는 메시지를 부각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진보-보수의 이분법적 도식에 의존하는 정치로는 국가의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진보·보수의 가치를 넘어 국익을 판단의 근거로 삼겠다는 메시지로 기존 야권 지지층뿐만 아니라 중도·보수층의 '블루오션'에도 어필하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의 경우 결선투표제가 도입된 만큼, 이 시장과 안 지사의 2위 다툼에도 당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를 위해 이 시장과 안 지사가 불출마 선언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 지지세력을 비롯해 '비문(비문재인)' 진영의 지지를 어떻게 끌어내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김 의원의 경우 경선 참여 쪽에 무게를 두고는 있지만, 내부적으로 불출마 의견이 조금씩 나와 고심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내달 10일 전에는 완주 여부를 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정이 되기 전에는 정상적으로 스케쥴을 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제1 해결 과제로 내세운 만큼, 민생 현장에서 차별을 없애는 데에 자신이 적임이라는 점을 앞세워 표심을 공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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