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A 비밀감옥 부활' 트럼프 행정명령 초안 공개(종합)

입력 2017-01-26 05:07
수정 2017-01-26 11:12
'美 CIA 비밀감옥 부활' 트럼프 행정명령 초안 공개(종합)

관타나모 수용소 존치도 포함, WP "아직 트럼프 사인 여부 불확실"

매케인 "고문 반대", 펠로시 "미국민 목숨 위태롭게 할 것"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9·11 테러 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운영한 '비밀감옥' 부활,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존치 등을 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테러 관련 행정명령 초안이 미 언론을 통해 25일(현지시간) 공개됐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행정명령 초안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테러 용의자에 대한 심문 방식 재검토를 권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국외에서 고위급 테러리스트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그 일환으로 과거 CIA가 운영한 구금시설인 비밀감옥을 사용하는 방안이 담겼다.

초안은 또한 쿠바 관타나모 테러 용의자 수용소를 유지할 것도 권고했다.

초안은 "미국 법률은 항상 준수돼야 하며, 법률은 고문을 금지하고 있다"고 적시해, 구금시설은 미 국외에 설치돼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나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초안 그대로 수용해 행정명령에 서명할지는 불투명하다고 WP는 전했다.

'블랙 사이트'로 불리는 CIA 비밀감옥은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한 지 6일 만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 미 국내와 국외 여러 곳에 설치됐다.

그러나 테러 용의자 강제 억류와 고문 논란으로 국제사회에서 인권침해 비난이 일었고,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하자마자 폐쇄를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당시 "미국법이 물고문을 포함해 고문을 허용하도록 '확장'되길 바란다"며 물고문 재도입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그는 당선인 시절 관타나모 수용소 존치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 직전 관타나모 수용소에 구금된 테러 용의자를 이감 조치하자 "이감 조치가 더는 이뤄져선 안 된다"며 "매우 위험한 인물들이 다시 전쟁터로 되돌아가는 것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행정명령 초안이 공개되자 CIA 비밀감옥 부활 시 고문 등 인권 유린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반대 목소리가 쏟아졌다.

베트남전에서 전쟁포로로 고문을 당했던 존 매케인(공화)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 "대통령은 원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수 있지만, 법은 법이다"라며 "미국에서 다시 고문이 도입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그 길은 잘못된 것이며, 미국인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반대했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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