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트럼프 만난 뒤 중국 방문도 추진…"일정 조율중"

입력 2017-01-24 21:17
메이, 트럼프 만난 뒤 중국 방문도 추진…"일정 조율중"

미중 관계 악화 속 트럼프·시진핑 메신저 역할 가능성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상대적으로 가까운 시기에" 중국을 방문하려고 한다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양국 관리들을 인용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메이의 중국 방문은 오는 27일 미국 백악관에서 이뤄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이어 영국의 국제무역 관계를 강화하려는 메이의 두 번째 시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FT는 트럼프 당선이 미중 무역관계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방문은 메이에게 자유무역 신념을 드러내고, 최근 몇개월새 열기가 사그라든 영중 관계를 되살리는 기회를 줄 것으로 평가했다.

FT는 메이 총리가 지난주 자사와 한 인터뷰에서 "중국을 방문하려고 한다. 적합한 시기를 찾고 있다. 중국과의 통상관계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자유무역에 의문들을 드리우는 가운데 메이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잠재적인 경제적 우군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이는 "세계경제포럼 참석자들에게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시 주석 연설과 그가 자유무역의 중요성에 관해 한 발언들"이었다고 말했다.

FT는 중국 측에서 보면 중국은 트럼프 당선 이후 미중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영국의 지지 재확인을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메이가 트럼프와 시진핑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관리는 "중국은 어려운 시기에 있는 영국을 도울 수 있을 가능성이 있고, 영국도 중국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 중국 관리는 "우리는 트럼프의 실제 정책들이 어떤 것들인지를 기다리고 있다"며 "하지만 자유무역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가 영국과의 관계에 부여하는 중요성은 계속 높은 수준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은 영국의 관료주의와 규제 절차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중국 측이 느끼는 중국 기업의 영국 내 원자력발전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영국 정부의 더욱 구체적인 지지를 바라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메이 총리는 영중 관계를 '황금시대'로 치켜세우고 있지만 중국은 친(親) 중국 성향의 조지 오스본 전 재무장관이 사임한 이후 일련의 주요 대(對)영국 프로젝트들의 열기를 식혀왔다.

영국의 EU 탈퇴와 중국 내부의 경제적 요인들을 이런 중국의 분위기 변화의 배경으로 보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한편 메이 총리는 트럼프와 정상회담 하루 전인 26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공화당 연례 의회 모임서 연설을 통해 자유무역에 등을 돌리지 말라고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날 트럼프 취임 이후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메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럽연합(EU)에 대한 미국의 지지 유지를 촉구하는 등 트럼프와 "솔직한" 대화를 나누겠다고 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영국민과 미국민의 번영을 증진시키는 방법과 관련해 무역관계가 열쇠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메이와 한 전화통화에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누렸던 긴밀한 관계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첫 정상회담 상대로 메이가 결정됨에 따라 미국과 '특수관계'인 영국의 메이가 트럼프와 시진핑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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