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로 옷·신발 구입하면 고객 체형 정보 드러난다

입력 2017-01-10 10:53
신용카드로 옷·신발 구입하면 고객 체형 정보 드러난다

마스터카드 지난해 관련특허 신청…항공사 좌석 배정에 이용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앞으로 마스터카드를 이용해 물건을 구매할 경우 고객의 체형에 관한 정보가 드러날 전망이다.

예를 들어 마스터카드를 이용해 옷과 구두 등을 구매할 경우 이를 토대로 고객의 체형에 관한 정보가 카드사에 저장돼 다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카드사 가운데 하나인 마스터카드는 이러한 내용의 특허를 신청한 것으로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가 9일 보도했다.

마스터카드는 고객의 체형에 관한 정보를 주로 항공사 등 운송업체에 제공해 고객들에게 맞는 좌석을 배정토록 편의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항공사들에도 고객의 체형 등에 관한 정보가 사전에 제공될 경우 서비스 제공 등 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판단돼 긍정적인 입장이다.

마스터카드가 특허를 신청한 것은 '지불 거래를 바탕으로 지불고객의 신체 크기를 분석하도록 설정된, 컴퓨터 독해가 가능한 저장 매개시스템 및 방법'으로 '운송업체가 좌석 배정에 고객의 체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카드사가 옷과 구두 등 구매 정보를 바탕으로 고개의 체형을 추정한 후 이 정보를 항공사와 철도, 버스 등 운송업체에 보내면 운송업체는 고객에게 좌석을 배정하는데 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스터카드는 "여행자의 편의를 위해 운송업체는 체형이 큰 승객들을 바로 옆에 잇따라 앉히는 것을 피해야 할 것"이라고 정보 제공의 취지를 밝히고 있으나 한편으로 여행 중 차별이나 불편을 겪어온 거구 승객들은 이러한 정보가 자칫 승객에게 불리한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비만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사모아 주민 승객들은 최근 미 교통부에 하와이안 에어라인을 상대로 불만을 제기했다. 항공사가 승객들의 체중을 재 항공기의 무게 부담이 균형을 이루도록 좌석을 배치했기 때문이다.

또 유럽 항공기제작사인 에어버스는 최근 항공기 좌석의 크기를 늘릴 수 있는 가변좌석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다. 대신 보다 큰 폭의 좌석을 이용하는 승객은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항공사들이 이미 승객들에 대해 모든 종류의 개인 정보를 묻고 있는 상황에서 구매를 토대로 고객의 체형을 추정해 정보를 제공할 경우 일면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카드사는 그러나 고객들이 자신의 체형을 정확히 밝히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체중이나 신장 등을 과소, 또는 과대 '신고'하는 경향이 있다고 특허 신청 이유에서 지적했다.

마스터카드사의 이러한 특허 신청은 실제 지난 2015년에 이뤄졌으나 지난주 여행뉴스사이트인 스키프트(Skift)에 의해 밝혀졌다. 마스터카드사가 실제 고객들의 체형 정보를 언제 해당 업체 등에 제공할지는 미정이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