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강화했지만 시행 이틀 만에 곳곳에서 구멍이 발견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일부터 중국을 출발해 항공편·배편으로 입국하는 모든 사람은 PCR 검사를 받도록 하면서도 단기 체류 외국인은 공항 검사센터, 장기 체류 외국인·내국인은 '입국 1일 이내'에 거주지 보건소에서 검사한 뒤 자택 대기하도록 구분했다.
단기 체류자의 경우 대규모 인원이 투입돼 이탈 없이 검사센터로 이동하도록 안내하는 등의 조치가 이뤄졌지만 장기 체류 외국인과 내국인은 사실상 별다른 조치 없이 귀가했다.
앞서 당국은 이들에 대해서도 지자체에 철저한 관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지자체에 중국발 입국자 명단을 공유하는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정보관리시스템이 오류를 일으켰다.
입국자 본인에게 PCR 검사 의무는 통보됐으나 이를 확인하고 관리할 지자체에는 이들의 명단이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질병청은 "승객정보사전분석시스템(APIS)에서 연계받은 정보를 검역정보사전입력시스템(Q-CODE·큐코드)에 이관하던 중 일부 입국자 정보가 일시적으로 누락돼 지자체에서 확인이 어려운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서 출발한 입국자 정보를 큐코드에 우선적으로 긴급 이관해 오후 6시 30분께 조치가 완료됐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시스템간 연계현황을 전수 점검하는 등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항에서 확진 받은 단기 체류 외국인들을 격리할 시설이 충분하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방역 강화 발표 당시 발표한 단기 체류 외국인용 격리시설의 수용인원은 최대 100명에 불과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시작된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강화 조치로 이날 0시까지 입국한 1천52명 중 단기 체류 외국인 309명이 인천공항 공항검사센터에서 입국 후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았으며 이중 6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양성률이 19.7%로, 5명에 1명꼴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3일에도 2일과 비슷한 수준인 1천61명(예약자 기준·승무원 제외)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는 상황에서 유사한 양성률이 나올 경우 이틀 만에 격리시설 수용 능력이 초과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현재 공항 인근 시설 2곳에 16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단기 체류 외국인 중에서도 국내 주소지가 있는 내국인 배우자나 친인척 등 보호자가 자택 격리를 보증하는 이들은 보호자 자택 격리를 허용하고 있어 입소시설은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인천에서 공항 인근 호텔을 계속 섭외해 객실을 확보하려고 노력 중이며, 경기·서울 지역에도 134명 이용 가능한 13개 예비시설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당초 중국과 인접한 홍콩·마카오에 대해 확진율이 중국에 비해 낮다는 이유로 별다른 방역 강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가 지적이 잇따르자 오는 7일부터 홍콩·마카오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 방안을 이날 뒤늦게 내놓았다.
다만 중국발 입국자와 달리 홍콩·마카오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입국 후 PCR 검사 의무는 없으며 입국 전 PCR 및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음성확인서 제출, 항공기 탑승 시 큐코드 입력 의무화 조치만 포함됐다.
인천공항 검사센터에서는 하루 최대 550명까지 검사가 가능한데, 입국 후 검사 의무 대상이 늘 경우 수용 능력을 초과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성률이 20%에 육박하는 중국발 입국자들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러한 조치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