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4일 미국의 '칩4'(반도체 공급망 동맹) 가입 요구와 관련 "우리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과 같은 것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의 아시아 순방은 '칩4' 가입에 대한 결정의 순간이 임박했음을 상기시킨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안 의원은 "'칩4' 가입 요구를 거절했을 때 우리가 감당해야 할 국익 손실의 크기를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정부에 칩4 동맹 가입을 촉구했다. 미국이 한국에 통보한 '칩4' 가입 결정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온 가운데, 안 의원은 '칩4' 가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안 의원은 "'칩4' 가입 시 중국 수출의 감소로 경제적 타격이 예상되는 건 분명하다. 그러한 단기적 손해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 차세대 반도체 공급망에 참여하고 그 표준과 기술자산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는 '칩4' 가입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따라서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기적적인 해법이 나오지 않는 한 우리는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되 최대한 실리를 취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칩4' 가입을 비롯해 급변하는 반도체산업의 제반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반도체특위 위원장을 맡은) 양향자 의원이 주장했던 국회 차원의 상설특위와 정부의 범부처 컨트롤타워 설치가 필요하다"며 "불필요한 시간 낭비와 소모적 논쟁을 일소할 수 있는 입법·행정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칩4' 가입 시 중국 측 반발 가능성에 대해선 "이럴 땐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미국은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특히 설계 분야에서의 기술력은 독보적"이라며 "우리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강자라고 하나 이는 미·일과의 '생태계 공생' 속에서 이뤄진 성과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에서 우리나라와 미국은 "임차인-임대인 관계"라고도 했다.
안 의원은 "미국이 건물주라면 우리는 그 건물에 입주해 장사하는 구조"라며 "단기적 수익을 염려해서 미국과 중국 시장 모두 가지려 했다가, 장기적으로 둘 다 잃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