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국민주의 배신…카카오는 왜 미움을 살까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입력 2022-02-08 17:34
수정 2022-02-08 17:34
# 추락하는 국민주

<앵커>

다음 키워드는 '추락하는 국민주' 입니다.

<기자>

요즘 이 주식 때문에 곯머리 앓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바로 카카오인데요.

혹시 카카오 소액 주주가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앵커>

올해 초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제일 많이 샀다고 하니까 한 몇백만 되죠? 아마?

<기자>

맞습니다. 자그마치 200만명입니다.

이것도 작년 9월말 기준 201만 9,000명이니까, 올해 초에는 훨씬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이 되죠.

2020년 말에는 56만명이었거든요. 불과 1년도 안돼서 150만명이 늘어난 겁니다.

<앵커>

불과 1년사이에 4배로 불어난 거네요 소액 주주가.

참 착찹한 심정인데, 어쩌다 갑자기 이렇게 몰렸을까요.

<기자>

그 사이에 카카오가 액면분할을 했거든요.

워낙에 장래가 촉망된다고 하는데다, 주가가 40만원대에서 12만원으로 내리니까 개인들이 더 많이 몰릴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랬는데 지금 주가가 말도 안되게 떨어졌으니까, 소액 주주들 원성이 말도 못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카카오가 이렇게 될 종목이 아닌데 말입니다. 경영진 스톡옵션 건 때문에 이렇게까지 떨어졌다고요?

<기자>

그렇게 보긴 사실 좀 어려워 보이죠? 시작은 정부 플랫폼 규제부터 시작을 했고요.

여기저기 가릴 것 없이 진출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몰아내고 있다는 논란이 있었죠.

이때부터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는데 치명타는 '쪼개기 상장'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같은 자회사들을 상장하니까 모회사인 카카오 지분가치 훼손 논란에 휩싸인 겁니다.

카카오는 자회사만 174개거든요.

앞으로 카카오엔터, 카카오모빌리티 등 자회사 상장이 계속 예정돼 있는데 요즘에 이런 기업들 정말 논란입니다.

LG화학도 그렇고 SK도 그렇고 말이죠.

대기업들이 이런 태도를 보이니까 가뜩이나 손실이 커진 개인 투자자들의 분노가 들끓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앵커>

이번에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의 주식 매도 사태까지 있었으니까.

주가가 8만원대까지 떨어져 버린, 정말 겹악재가 이어졌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내부 정보에 밝은 경영진이 주식을 처분한 게 카카오페이의 가치가 과대하다는 해석을 낳으면서

카카오페이 주가가 30%가까이 고꾸라지는 사태가 나온 겁니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사태에서 최대 피해자가 누구일까요?

<앵커>

당연히 우리 소액 주주들 아닙니까?

<기자>

아닙니다. 개인 투자자들도 물론 피해가 컸지만 최대 피해자는 김범수 의장입니다.

지난해 말 국내 주식부자 톱3에 포함됐던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재산 손실의 쓴 맛을 봤는데요.

김 의장의 지난해 말 기준 주식가치는 12조 130억원 정도였는데,

올해 1월 말에는 9조 742억원으로 감소하며 주식 재산이 3조원 가까이 허공으로 사라진 겁니다.

<앵커>

한달 만에 3조원이 증발하면 기분이 어떨까요.

지금 상황이 쓰라린 게 소액 주주들만이 아니다 이거죠?

<기자>

카카오페이 경영진들도 지난해 12월에 스톡옵션 44만주를 팔아치우긴 했는데,

아직도 류영준 전 대표는 48만주나 스톡옵션이 더 남아있거든요.

그리고 경영진 5명은 처분한 주식을 다시 되사겠다고도 하고요.

또 카카오 직원들 2,506명이 지난해 5월에 스톡옵션 47만 2,900주를 받아서 들고 있는데, 아직 1년이 안돼서 팔수도 없습니다.

이 직원들은 지금 스톡옵션을 행사해도 손해가 나는 상황입니다.

<앵커>

스톡옵션 행사가격보다도 주가가 떨어졌다는 거죠?

<기자>

네, 스톡옵션 행사가가 11만 4,000원 수준인데, 지금 8만원 대잖아요.

게다가 작년 3월 5일에 카카오가 직원들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같은 경우는 행사가가 22만 2,000원이거든요.

지금보다 3배나 높습니다.

<앵커>

이런 경우는 그러면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오히려 손해가 나고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기자>

방법은 두가지가 있는데요.

첫째는 스톡옵션을 포기하는 겁니다.

권리를 포기해버리면 스톡옵션 소유주 개인은 특별히 얻을 수 있는 건 없겠지만,

소액 주주들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사라지는 거거든요?

보호예수 물량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거다, 이런 불안감이 사라지니까 주가 안정에 도움이 될 거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앵커>

또 다른 대안은 뭐가 있어요?

<기자>

다른 하나는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오를 때까지 들고 있는 거죠.

주가가 나중에 행사가격보다 올라주면 그때 행사하면 됩니다.

<앵커>

어떻게보면 두가지 방법 다 소액주주들한테는 희망이 될 수 있겠는데요?

직원들도 주가를 높여야 하는 이유가 생긴다는 거잖아요.

스톡옵션 말고, 우리사주로 성과급같은 걸 직원들한테 나눠주기도 했죠?

<기자>

네. 스톡옵션은 주식을 싸게 살 권리 같은 거라면, 아예 주식을 성과급으로 주기도 했거든요.

가령 카카오페이 같은 경우는 기업공개(IPO) 공모 주식수 1,700만주의 20%인 340만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한 바 있습니다.

직원수 849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4,005주를 받은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카카오페이의 주가가 공모가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상장 대박'을 믿고 빚까지 내가면서 우리사주에 들어간 일부 직원들은 고민이 커지고 있죠.

게다가 이것도 1년간 보호예수가 걸려서 팔지를 못하는데,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주가가 더 떨어지기 전에 퇴사를 해서 차익을 실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앵커>

소액주주만큼이나 카카오 임직원들도 지금이 뼈아픈 상황이다 라는 얘긴데,

앞으로 좀 희망을 가져봐도 될까요? 카카오의 주가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기자>

일단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모두 설연휴 이후 기관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면서 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오히려 상승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악재들이 어느정도 선반영됐다고 판단할 수 있는 대목인데,

여전히 높은 밸루에이션과 증시 변동성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카카오의 PER(주가수익비율)은 200배가 넘는데요.

삼성전자 PER이 11배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고평가인 상황입니다.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등 공격적 통화정책으로 기술주들이 출렁이고 있는 점도 한몫하죠.

증권가에서도 카카오에 대한 목표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있는데 크게는 13만원까지 추락한 상황입니다.

<앵커>

하향 조정되기는 했는데 여전히 현재 주가보다는 높은 수준이네요.

임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재건에 나서주길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