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가리지 않고 '영끌'…집값 천정부지로 올랐다

입력 2021-08-18 07:11


정부의 주택가격 공식 집계기관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현재 전국 주택가격은 작년 말보다 5.98%, 1년 전과 비교해서는 8.81% 올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각각 2.61%와 3.29%올랐던 데 비해 배 이상 뛴 것이며, 2008년 같은 기간에 각각 6.18%와 8.59% 치솟은 이후 13년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수도권의 전체 주택 가격은 이 기간 각각 7.63%와 10.24% 올랐고,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같은 기간 11.12%와 14.73% 각각 상승했다.

한국은행에 의하면 6월 중 예금은행의 총 수신금리(잔액기준)는 연 0.65%,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0.94%이다. 10억원을 금융기관에 맡겨봤자 세전 이자는 연간 650만∼940만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반면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전국 웬만한 지역에 10억원짜리 집을 한 채 깔고 있다면 평가 이익은 올해에만 약 5천900만원, 지난 1년간은 약 8천800만원이다. 수도권에 10억원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다면 평가 이익은 올해만 약 1억1천만원, 지난 1년간은 1억4천여만원에 달한다.

7월 한 달만 놓고 봐도 주택 시장의 과열은 확연하다. 전국 주택가격은 0.85% 올라 10년 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작년 12월(0.90%)이나 올해 2월(0.89%) 수준에 육박했다. 서울은 0.60% 올라 작년 7월(0.71%) 이후 1년 만에 가장 상승세가 가팔랐다.

특히 인구가 많이 늘고 있는 경기도의 상승세는 역대급이다. 경기도 주택가격은 7월에만 1.52% 뛰어 지난 2008년 4월(1.59%) 이후 최고였고, 인천은 전월(1.46%)보다 상승 폭이 낮은 1.33%였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세대를 가리지 않고 너도나도 영끌 빚투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올해 1∼6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 건수는 55만9천323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의 62만878가구보다 약 10% 줄었지만, 2019년 같은 기간(31만4천108가구)보다는 78%나 증가했다.

올해 6월의 연령대별 주택 거래 비중은 30대가 20%, 40대가 22.8%, 50대가 20.7%, 60대가 14.6%로 작년 6월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20대 이하 거래 비중은 올해 6월이 5.9%로 작년 동월의 4.3%보다 크게 높아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가계대출은 급속도로 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의하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7개월간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78조8천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5조9천억원)보다 32조9천억원(71.6%)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 1∼7월 증가 폭(23조7천억원)의 3.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7월의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9조7천억원 늘어 동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액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강력한 돈줄 조이기에 나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6% 선에서 관리하겠다고 마지노선을 제시했지만 이미 1∼7월 증가율이 9%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공급의 경우 올해 2·4대책 이후 새로운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는 시장의 공급 불안발 패닉을 차단하기 위해 올해 신도시를 중심으로 3만2천 가구를 사전청약 물량으로 내놨으나 수요에 비해 '코끼리 비스킷' 수준이어서 어느 정도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인천 계양, 남양주 진접, 성남 복정, 의왕 청계, 위례 등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4천333가구를 사전청약으로 공급했는데 9만3천798명이 몰려 2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만큼 새 주택에 대한 수요층이 두껍다는 얘기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