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규직 채용절차는 형식적"…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역차별'

입력 2020-06-24 17:42
수정 2020-06-25 17:09
<앵커>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을 공기업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문제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시끄러운데요.

비정규직 직원들 사이에서 "정규직 전환 시험은 형식적으로 진행될 것", "필기는 무조건 가산점을 받을 것"이라고 공유한 내용을 한국경제TV가 입수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공정한 나라'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불공정, 역차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신인규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을 앞둔 보안검색요원들이 공유하는 자료입니다.

'필기는 무조건 가산점을 부여받는 형식으로 진행 예정', '시험은 형식적일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공개경쟁 채용에 따른 기존 재직자 탈락 우려에 대해서는 추가 취업기회 제공 등의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의 세부 내용이 나오기도 전에, 비정규직 노조에서는 역차별 논란이 일 수 있는 내용이 확정된 것처럼 돌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A 씨 /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건 아니에요. 처우, 고용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고...직고용 전환 얘기가 나오는 1,900명에 대해서는 사실은 가점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공정한 경쟁채용 통해서 들어오는 분들은 아니거든요."

당초 노사 합의를 통해 자회사 정규직이 될 예정이었던 1,900명들의 보안검색요원들이 구본환 사장의 기자회견 후 공사에 직고용 형태로 입사하기로 깜짝 발표된 데다가,

직고용 채용 절차인 경쟁채용에서 탈락한 인원들의 구제방안까지 논의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공사 내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기호 /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위원장

"직고용 대상자는 경쟁채용 하도록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탈락자 구제 방안을 강구하라는 것은 합의를 원천적으로 위배하는 주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경쟁채용은 말 그대로 일반 취업준비생과 기존 비정규직 직원들이 모두 응시하게 되는데, 기존 비정규직 탈락자를 구제하려 하면 채용에 응시하는 취업준비생의 역차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뷰> B 씨 / 인천국제공항공사 직원

"과정의 공정성이나 사회 정의, 이것이 정의로운 것이냐. 결과에 대해서 다 납득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과연 이 답이 공정한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는 거죠."

외부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바라보는 시선도 3년 전과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이번 역차별 논란에 항의하며 SNS에 부러진 펜 사진을 올리는 '부러진 펜 운동'을 벌이고 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그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하루 만에 18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