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외환위기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여느 때보다 올 한 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맬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천4백여 제조기업들을 대상으로 올해 1분기 경기전망지수 , BSI를 조사한 결과 지난 분기보다 무려 18 포인트 떨어진 68로 집계됐습니다.
<그림>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추이
이는 IMF 외환위기가 터진 뒤 61과 75 사이를 오갔던 지난 1998년과 비슷한 수치로, BSI가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보다 다음 분기에 경기가 좋아질 걸로 내다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합니다.
이번 결과에 대해 설문조사에 응한 기업 5곳 가운데 2곳 이상이 '정치 갈등에 따른 사회 혼란(40.0%)'을 대내적 이유로 꼽은 가운데 '자금 조달 어려움(39.2%)'과 '기업관련 규제(31.6%)' 등을 차례로 들었습니다.
또 대외적 이유로 역시 5곳 가운데 2곳 이상이 '중국 성장률의 둔화(42.4%)'를 최우선으로 꼽았고 이어 '세계 보호무역주의 확산(32.3%)'과 '미국 금리인상(28.4%)', '환율변동성 확대(24.0%)' 등을 들었습니다.
대한상의는 실제 "수출과 내수 모두 침체되면서 2010년 18.5% 수준이었던 제조업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마이너스 3.0%까지 떨어졌고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의 성장 둔화 등으로 자금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새해 시작에도 불구하고 경제 상황에 대한 제조기업들의 이 같은 부정적 전망은 올해 경영계획에도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입니다.
절반 이상(50.6%)의 기업들이 올해 경영방침을 '보수 기조'로 잡았다고 밝힌 가운데 구체적으로 65.1%가 '현 상황 유지'를, 17.5%와 17.4%가 각각 '기존 사업 구조조정'과 '대외위험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신규 채용에 있어서도 지난해보다 늘리겠다는 곳은 27.7%에 불과했고 절반 가까이가 '비슷하게 유지하거나 줄일 계획(49.4%)'이라고 밝혔으며 22.7%의 기업은 아직 채용계획도 세우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상황 타개를 위해서 응답 기업들의 55.7%는 '소비심리 회복'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꼽았으며 이어 '금융시장 안정화(41.6%)'와 '정치갈등 해소(36.3%)', '규제개선(33.0%)' 등이 필요하다고 복수로 답했습니다.
무엇보다 기업들은 경제난 극복을 위해선 경제 주체들이 다시 한 번 소통하고 협력해야 할 때라는 데에 뜻을 모을 때라며 우리 경제의 해법을 위한 올해의 한자로 '통할 통(通)'자를 선정했습니다.
이어 공정을 뜻하는 '바를 정(正)'과 신뢰 회복을 위한 '믿을 신(信)', 리더십을 바라는 '인도할 도(導)', 화합과 협력을 뜻하는 '화할 협(協)' 등을 차례로 꼽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