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공소시효, 꼭 필요한가

입력 2016-02-28 01:51


'그것이 알고 싶다'가 공소시효의 실효성에 대해 다뤘다.

27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020회에서는 범인 검거에 실패한 과거 신사동 S 단란주점 살인 사건에 대해 알아보고 발전된 현재의 수사기법으로 새롭게 추리했다.

신사동 S 단란주점 살인 사건은 지난 1998년 6월 14일 신사동 S 단란주점에서 세 남녀가 살해당한 사건이다. 이날 새벽 2시 손님을 찾아 신사동 거리를 헤매던 택시기사 한 씨의 신고 때문에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의 살해 방법이 매우 잔인했다. 피해자인 여주인 이 씨, 그의 지인인 택시기사 고 씨, 그리고 손님으로 왔던 김 여인의 시체는 베테랑 형사들조차도 할 말을 잃게 했다.

한국에서는 거의 볼 수 없을 만큼 잔인했던 사건이라 꼭 범인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목격자도 있었고 지문도 39개나 발견했기 때문에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범인과의 숨바꼭질을 18년째 이어지고 있다.

CCTV가 부족했고 당시 과학수사 기술로는 감정이 불가능한 지문이 많았다. 많은 흔적을 남기고 떠난 범인을 결국 잡지 못했다. 요즘 떠오르고 있는 수사 기법인 프로파일링도 90년대는 정착되어있지 않아서 용의자의 심리 파악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피해자 세 명과 수사하던 경찰관 한 명, 피해자의 아들 등 많은 피해자가 생겼고, 남아 있는 사람의 고통은 18년이 지난 지금에도 희미해지지 않았다. 이날 방송은 98년도에 일어난 한 사건을 중점으로 다뤘지만, 결국 공소시효의 실효성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공소시효란 어떤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이 지나면 형벌권이 소멸하는 제도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부터 살인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삭제되었다. 다만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범죄에만 해당하기 때문에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된 살인 사건은 적용되지 않는다. 즉, 2007년에 공소시효가 25년으로 확대되어서 2000년 이후의 사건부터 살인 사건 공소시효 폐지가 적용된다. 공소시효로 인해 2000년 8월 이전에 일어난 사건은 범인을 잡더라도 공소시효가 끝나면 처벌할 수 없다.

공소시효 제도는 범인이 범죄 후 오랫동안 도피생활을 함으로써 입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일정 부분 처벌 효과를 냈다고 판단함에 따라 생겨났다. 이 외에도 경찰의 인력과 시간 소모, 시간 경과에 따른 증거판단 곤란, 사회적 관심 약화, 피고인의 생활안정 보장 등이 이유가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소시효 존재에 대한 의구심을 내비치는 사회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왜 2000년 8월이라는 기준이 끔찍한 살인자에게 면죄부가 되어야 하는지 고려해봐야 한다는 것. 일부 흉악 살인 사건만이라도 소급적용을 하는 등 당국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과거에는 기술부족으로 증거를 찾지 못하거나 보존할 수 없었다면, 현재는 정보의 양과 질에서 과거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과학 수사 기법이 발달하고 있다. 이에 과거의 미제 사건은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더는 상처받는 피해자와 가족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 흉악범에 대한 한국사회의 너그러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