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이대로는 봄날 없다"

입력 2013-04-23 17:22
<앵커>

증권업계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위탁매매 수수료에 의존한 '천수답 수익구조'를 꼽을 수 있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단순히 지수 상승, 또는 정부의 증시 활성화 대책만 기다리기 보다 증권사 스스로 새로운 성장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어서 조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주식거래대금 급감. 평균 0.015%의 수수료. 위탁매매에 편중된 수익구조. 국회에 묶여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안까지.

'저수익 구조'란 덫에 걸린 증권업계는 좀처럼 뚜렷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는 선진국 증시와 디커플링 현상을 보이며 좁은 박스권 흐름을 지속했고, 이 결과 주식거래는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조8307억원으로 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4조원을 밑돌았습니다.

주식 거래대금이 4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8년 8월 이후 처음이며 이 같은 흐름을 두 달째 이어간 것은 2007년 2∼3월 이후 처음입니다.

거래대금 감소는 바로 증권사의 이익 축소로 직결됐습니다.

증권사 수익에서 위탁매매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49.2%. 반면 최근 몇 년간 증권사들이 신사업으로 추진해온 IB나 펀드판매, 자산관리 부분은 아직도 5%를 넘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개선된 편이지만 미국(21.6%), 일본(15.8%) 등 선진국에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구 고령화에 따라 소득대체, 장수 위험관리 등 은퇴준비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필요할 것이라며 점차 자산관리 사업 강화로 위탁매매 시장 위축을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또 단순히 과거처럼 지수 상승이 증권주 실적으로 가시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추세적 상승을 위해서는 새로운 먹거리를 다지기 위한 증권사 자체적인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실장

"한국 증권업계 가장 큰 문제는 위탁매매위주의 수익구조다. 다양한 비즈니스 발굴이 필요하다. 제도적인 개선에 앞서 증권사 스스로의 경영 혁신을 일으키든지, 새 비즈니스를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

대형 투자은행 도입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처리를 눈 앞에 두고 있지만, 이 또한 국내 증권사들의 준비된 실력과 피나는 노력이 없다면 별다른 성장동력이 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봄 기운이 완연한 여의도 거리와 달리 증권가는 사상 최악의 위기란 찬바람만 여전히 불고 있습니다.

한국경제 TV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