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패밀리룩 평가 ''분분''

입력 2010-12-29 17:47
<앵커> 아반떼와 엑센트 등 올해 현대차가 출시한 신차를 보면 크기만 다를 뿐 겉모습은 거의 비슷합니다.

현대차가 사상 처음으로 패밀리룩을 선보였는데 성과가 어땠는지 이승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현대차가 지난달 출시한 소형차 엑센트입니다.

육각형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길쭉한 헤드라이트, 문 손잡이를 따라 이어진 강렬한 옆선 등 몇 달 앞서 출시한 준중형차 아반떼와 거의 똑같습니다. 지난해 나온 쏘나타와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현대차가 사상 처음 시도한 패밀리룩으로 유연성과 역동성을 추구하는 ''플루이딕 스컬프쳐''란 디자인 철학이 바탕이 됐습니다.

전에 없던 과감한 디자인 전략은 해외에서 먼저 효과를 봤습니다.

쏘나타가 올해 북미시장에서 처음으로 20만 대 넘게 판매됐고 내년 초 출시되는 아반떼와 엑센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화 인터뷰> 구상 한밭대 공업디자인과 교수

"미국시장에서 아시아 브랜드가 아직까지 주류가 아닌데 현대는 최근에 인지도가 높아진 데다 디자인적인 특징까지 가미됐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고 봅니다."

국내에선 기아차와 플랫폼과 엔진을 공유하면서도 디자인을 차별화해 간섭효과를 줄였습니다.

그러나 차급에 상관 없이 디자인이 같다 보니 고객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젊은 고객이 주로 찾는 아반떼는 국내에서 한 달 평균 1만5천 대씩 팔리며 승승장구한 반면 가족끼리 많이 타는 쏘나타는 한때 기아차 K5에 1위 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쏘나타와 아반떼, 엑센트의 디자인 모티브가 각각 다르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실치 않는 등 디자인 컨셉트가 아직 미완성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패밀리룩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다음달 출시되는 신형 그랜저가 이번 디자인 실험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WOW-TV NEWS 이승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