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가활동 소비 사상 최대

입력 2010-12-16 07:02
국민의 소비생활에서 여가활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6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가계의 오락.문화 실질 소비액은 34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가계의 실질 소비지출에서 8.74%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1970년대 2%대 안팎에 머무르던 오락.문화 소비 비중은 2000년대 초반 7%대, 2000년대 후반 8%대로 높아졌다.

금융위기를 겪고 난 지난해 8.57%로 조금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락.취미.경기용품 판매액은 2005년 3조6천41억원에서 지난해 5조1천373억원으로 42.5%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여가시간이 늘면서 관련 소비지출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선진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여가 수준은 여전히 최하위권이다.

무엇보다 긴 노동시간이 여가 생활을 제약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오락.문화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가 2007년 기준 3.7%로 OECD의 21개 주요 선진국 가운데 아일랜드(3.1%)와 더불어 꼴찌 수준이었다.

반면 연간 노동시간은 2008년 기준으로 방글라데시(2천301시간)보다도 긴 2천316시간으로 세계 1위였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원형 연구위원은 "여가 수준을 높이는 관건인 노동시간 단축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안"이라며 "문제는 상당수 국민이 아직 '여가를 활용하는 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레가텀 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번영 지수(prosperity index)''에 따르면 개인이 생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개인의 자유'' 항목은 우리나라가 110개국 가운데 70위에 머물러 '경영 환경''(16위)이나 '경제적 기초''(21위) 등 물질적 풍요보다 한참 뒤처졌다.

삼성경제연구소 홍선영 선임연구원은 "여가는 삶의 질을 높이고 관련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성장도 이끌 수 있으며, 국가의 발전 수준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