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리포트] 방향타 돌린 미국 방폐물 정책

입력 2010-09-28 17:05
<앵커> 원전 르네상스를 맞아 방사성 폐기물 처리에 대한 해법을 고민해 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미국 사례를 보도합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104개의 원전을 운영하면서도 그동안 보수적인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후 원전과 방폐물 정책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김성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월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미국의 원자력 발전 건설 재개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지난 1979년 스리마일섬 방사능 유출 사고로 원전 건설을 전면 중단한 지 30년만입니다.

<인터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처하고 기후 변화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원자력 에너지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

미국은 현재 104개의 원전을 운영중이며 15년내 22개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입니다.

거인 미국이 원전 건설에 기지개를 켰지만 정작 원전 운용에서 나오는 방폐물 처리는 여전히 고민이 깊습니다.

근로자들의 옷이나 장갑같은 방사성 오염이 적은 저준위 폐기물은 개인 사업자를 통해 처리하고 있지만 사용 후 핵연료 같은 고준위 폐기물은 몇 십 년째 손도 못 데고 있습니다.

<인터뷰> 존 크리스텐센 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미국에서는 저준위는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고준위는 처리할 수 있는 곳이 없다. 현재 원전에 저장만 하고 있다. 유카마운틴 등 고준위 처리장이 필요하다.”

네바다주 사막. 미국은 사람이 살지 않는 황량한 이곳에 방사성 폐기물을 버리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바로 유카마운틴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입니다.

하지만 삽 한번 떠보지 못하고 사업은 무산됐습니다. 인근 주민들의 반대도 컸지만 사용후 연료에 대한 인식과 정책 방향이 바뀐 탓입니다.

<기자> "미국이 82년부터 추진해온 네바주 핵폐기 처분장 건설이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후 전면 중단됐습니다. 폐기물을 단순히 버리기보다 재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오바마 정부는 블루리본 위원회를 만들어 사용 후 연료 재활용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6년후 완성될 예정으로 미국 정부는 관련 법안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랄프 엔드슨 원자력에너지기구(NEI) 이사

“원자력 발전을 하면 한번 사용하면 버리는 연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90%의 연료가 남아 있다. 우리는 그것을 재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처분장 건설보다 어떻게 재활용할지 연구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아직 기술적으로 재활용에 많은 비용이 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 자원 고갈에 대비할 수 있고 재처리로 폐기물 양도 줄일 수 있어 보다 친환경적이란 설명입니다.

<인터뷰> 랄프 엔드슨 원자력에너지기구(NEI) 이사

“10년 전에는 캔 재활용이 바보 같은 짓이었다. 하지만 10년 뒤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바탕으로 기술이 개발되고 보편화됐다. 또 사람들도 그걸로 돈을 벌 수 있는 기술이 생겼다. 핵 연료도 마찬가지이다.”

세계 최대 원전 강국 미국.

원자력 정책에 대한 방향타를 180도 돌린 가운데 새로운 가치 창출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WOW-TV NEWS 김성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