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어카운트 가입금액 상향? 업계 ''반발''

입력 2010-09-02 14:36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인 랩어카운트 제도 개선방안을 두고 금융당국과 증권업계가 갈등을 빚고 있다.

금융당국이 랩어카운트 최소 가입금액을 대폭 높이려고 하자 업계는 성장을 가로막는 것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증권업계가 랩어카운트 영업을 하면서 최소 가입금액을 1천만원까지 내린 것이 1대 1 계약상품인 랩어카운트의 개별성 원칙을 흐리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이를 1억원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맞춤형 상품인 랩어카운트의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입 규모가 억대는 돼야 한다는 판단에서 최소 가입금액 설정을 고려하고 있다"며 "업계 의견을 들어 수치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랩어카운트가 펀드와 달리 개별성을 유지토록 하는데 초첨을 맞춰 기본 요건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3일 랩어카운트를 판매하는 증권사 임원들에게 이 같은 기본방향을 설명한 뒤 추가로 의견을 수렴해 추석 연휴 이전에 개선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들은 최소 가입금액을 대폭 올리는 것은 과열을 막으려다 업계 숨통을 조이는 꼴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랩어카운트는 펀드처럼 여러 고객의 돈을 모아 집합적으로 운용되는 것이 아니라 고객별 기대수익률과 손실한도 등에 맞춰 계좌별로 관리되고 있다"며 "투자 종목도 10~15개에 달해 주식에 직접투자하는 고객 관점에서는 위험도 상당부분 완화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는 프라이빗뱅킹 등 고액 자산관리서비스에서 외면받던 중소형 투자금이 랩어카운트를 통해 이제 겨우 대접받고 있는데 최소 가입금액을 1억원 정도로 올리면 소액 투자금에 대한 영업을 아예 포기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랩어카운트의 개별성 요건을 갖추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최소 가입금액을 일률적으로 규제해서는 안된다"며 "자산관리 서비스의 기초가 될 수 있는 랩어카운트의 경쟁력과 성장을 부당하게 가로막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