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신한은행이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을 고발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 취재기자와 좀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김택균 기자 자리했습니다. 김기자, 먼저 고발 내용부터 좀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기자> 신한은행이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을 고소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한건 오늘 정오가 조금 지나서였는데요.
신 사장이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할 당시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에 불법 대출을 해줬다는 민원이 접수됐고 자체조사한 결과 위법 혐의를 발견했다는 내용입니다.
신 사장은 당시 친인척에게 950억원에 이르는 대출을 해주는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하는 등 배임 혐의가 드러났고 또 채무자인 친인척도 횡령한 혐의를 찾았다는 겁니다.
신상훈 사장이 대출해준 친인척 회사는 현재 워크아웃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이와는 별도로 직원 6명이 연루된 또 다른 15억원 상당의 횡령 혐의를 발견하고 이들도 함께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사실 자회사인 은행이 모회사의 현직 사장을 고소한건 이례적인 일인데요.
신한은행은 스스로 내부 비리를 척결하고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고소하게 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신한금융측은 신상훈 사장을 고소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해임하기 위한 이사회도 조만간 열기로 했는데요.
조만간 후임사장 인선 작업도 가시화될 걸로 보입니다.
<앵커> 사실 금융권에선 갑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 이같은 고발 사태가 갑자기 터져나온 배경은 무언가요?
<기자> 금융권은 이번 고소 사태가 그룹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표출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같은 사태가 불거진 시기가 아주 민감한 때이기 때문인데요.
아시는 것처럼 지금 신한금융의 라응찬 회장은 금융실명제 위반 혐의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과거 검찰조사 과정에서 무혐의를 받았던 사안이 올 들어 다시 불거진건데 내부고발자의 배후에 신상훈 사장이 있다는 루머가 심심찮게 떠돌았습니다.
라응찬 회장이 그룹내 서열 2위인 신상훈 사장 대신 3위인 이백순 행장을 후계자로 지목하면서 불만을 품은 신 사장이 라 회장을 공격했다는게 이유인데요.
루머의 내용이 100%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상당 부분 사실에 근접했을 것이란게 금융권의 시각입니다.
일본계 대주주가 지배하고 있는 신한금융그룹의 특성상 경영진은 재일교포 주주와의 유대관계가 중요한데요.
라응찬 회장과 이백순 행장은 같은 재일교포 주주라인을 갖고 있는 반면 신상훈 사장은 다른 라인을 갖고 있었던게 갈등의 한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특히 이백순 행장은 상무로 재직할 시절 라응찬 회장이 재일교포주주 관리업무를 직접 맡길 만큼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는데요.
이것이 결국 그룹내 2인자인 신상훈 사장의 지위를 위협했고 경영승계를 둘러싼 갈등이 이번 사태로 표출됐다고 풀이해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적지 않을텐데 영향, 어떻게 예상해볼 수 있을까요?
<기자> 당장 후속 충격이 뒤따를 가능성을 예상해볼 수 있는데요.
신상훈 사장이 배임·횡령 혐의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만큼 맞대응에 나설 공산이 크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라응찬 회장은 현재 실명제 위반 혐의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어 상당히 민감한 상황인데요.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 폭로전이 이어질 경우 라 회장과 이백순 행장을 비롯한 핵심 경영진이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지배구조가 흔들린다면 신한금융의 강점으로 꼽혀온 조직력과 리스크 관리력 약화로 이어져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태가 단기에 끝나지 않고 장기화될 경우 중장기 주가 흐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경제팀 김택균 기자와 신한금융그룹의 경영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갈등 배경과 전망을 짚어봤습니다.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