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출 기업에게 환율이 떨어지는 것만큼 불리한 상황은 없습니다. 예전엔 키코 같은 헤지 상품이라도 있었지만 한바탕 홍역을 치루고 난 지금은 방법도 없습니다. 국내 기업 대다수가 환율 하락에 무방비 상태라고 답했습니다. 유주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내 수출기업 10곳중 7곳 이상이 환율 하락에 대한 대처방법을 세우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수출기업 500여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의 75.4%가 "환율 하락 대처 방안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중소기업만 놓고 보면 이 비중은 81%나 됩니다.
예전엔 환율이 급변할 때 헤지해줄 수 있는 금융상품이라도 있었지만, 키코 피해로 수많은 중소기업이 큰 아픔을 겪고 난 지금은 그마저도 엄두 내지 못합니다.
이런 가운데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기업 채산성 악화는 점차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조사기업 3분의 1이 환율이 1100원 이하로 떨어지면 수출을 해도 마진이 남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최근 환율이 1100원 초반대에 움직이며 마지노선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환율 하락에 따른 피해는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음식료와 생활용품 기업, 섬유의류와 선박기계류 수출기업 순이었습니다. (자동차·부품 87.3% - 음식료·생활용품 77.1% - 섬유·의류 75.8% - 선박·기계류 74.3% )
이들은 수출 단가가 낮아지는 것 뿐 아니라 이미 수출한 물량에 대해 생기는 환차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민간 연구소인 삼성경제연구소가 하반기 원달러 환율을 1070원으로 예측하는 등 환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경기 회복세와 함께 원화 약세 덕을 톡톡히 봤던 수출 기업들의 고민이 깊습니다.
WOW-TV NEWS 유주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