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인하에도 선불요금제 가입 ''제자리''

입력 2010-05-05 10:42


지난해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의 하나로 선불요금제 요율이 대폭 인하됐지만 가입자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선불요금제는 노년층 등 소량이용자를 위한 요금제다.

미리 일정금액을 내면 일반 통화에 비해 통화 요율을 다소 높게 책정하는 대신 가입비를 면제해준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발표된 이동통신 요금 인하 방안의 하나로 이동통신사들은 선불요금제 요금 부담을 대폭 낮춰 적용하고 있다.

당시 정부는 통화량이 많은 우리나라 이통시장의 특성상 다량요금제 위주의 요금제가 발달했다고 보고 노년층 등 소량이용자를 위한 선불요금제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선불요금제 통화료를 10초당 62원에서 48원으로 23% 인하하고 5천원, 8천원, 9천원의 기본료를 낼 경우에는 10초당 통화료를 각각 39원, 34원, 25원으로 낮춰주는 선택 요금제를 도입했다.

KT는 선불요금제 요율을 10초당 58원에서 49원으로 15.5% 인하하고 LG텔레콤은 10초당 65원에서 49원으로 25% 내리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요금 인하에도 불구하고 선불요금제 가입자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KT의 월별 선불요금제 신규 가입자는지난해 8월 5천817명, 9월 6천332명에서 요금 인하 방안이 발표된 10월 6천987명, 11월 6천555명, 12월7천925명 등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1월 7천457명, 2월 8천18명 등으로 소폭 늘어나다 3월에는 6천208명으로 다시 감소했다.

LG텔레콤의 선불요금제 신규 가입자 역시 마찬가지다.

LG텔레콤의 선불요금제 신규 가입자는 지난해 8월 7천740명, 9월 7천430명에서 11월 6천425명, 12월 7천97명, 올해 1월 6천219명, 2월 5천852명, 3월 7천674명 등으로 소폭 오름세와 내림세를 거듭할 뿐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선불요금제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것은 당초 정부의 전망과 달리 노년층 등 소량이용자들도 선불요금제 대신 일반 요금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통사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상 선불 보다는 후불요금제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선불요금제를 주로 이용하다가 최근에는 외국인들마저 후불요금제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편 이통 3사 중 SK텔레콤은 선불요금제 요율 인하 이후 신규 가입자 수와 관련해 KT나 LG텔레콤과 달리 자료 공개를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