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별들의 전쟁''

입력 2010-02-25 20:50
수정 2010-02-25 20:52
<앵커>

금융시장 재편의 핵심에 있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을 둘러싸고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거론되는 지주사 회장은 물론이고 유관기관 수장들간 자존심 대결이 될 것이란 해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신은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둘러싼 금융 수장들간 힘겨루기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정부가 대등합병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그동안 금융권 안팎에서는 하나금융이 그 대상으로 거론됐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KB금융과의 합병 가능성도 급부상하면서 금융사간 합종연횡이 다시 한번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KB금융과 합병할 경우 업무 시너지와 글로벌 금융사로의 성장, 정부 지분 처리면에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한편 업계 4위인 하나금융도 생존을 위한 몸집 키우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평갑니다.

각각의 시나리오가 나름의 논리성을 갖고 있는 만큼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입김을 고려한 ''인적'' 변수도 무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연초부터 우리금융이 M&A 주체임을 강조하면서 KB금융과의 합병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열어놨습니다.

대통령과의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도 우리금융과의 합병에 대한 관심을 공개적으로 밝힌 가운데 연초 두바이와 런던 IR에 나서는 등 투자자 접촉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금융권 관계자

"어째튼 양쪽 시나리오 모두 이유는 있습니다. 그러니까 최종 결정은 논리적으로 되는 부분이 아니라고 보는 거죠."

금융사 수장간 미묘한 견해차가 비쳐지는 가운데 금융위와 공정위간 입장차도 관건입니다.

업계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KB금융과 우리금융이 합병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위배될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공정위 관계자

" 합병된 1위 업체가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으면 시장지배력이 있다고 추정하고 그 요소들을 따져봅니다. 실제로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간다고 보면 M&A에 대해 여러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또 설사 합병사의 점유율이 50%를 넘더라도 소비자 피해가 없으면 해당 딜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혀 해석 여지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실제 금융위는 지난해 은행권 대출금리 기준 변경에 관여하던 가운데 공정위가 대출 금리 담합 조사에 나서자 ''금리는 업계가 결정할 일''이라며 한 발 물러선 바 있습니다.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금융은 이제 대한민국 대표 금융사로 거듭나기 위해 최적을 짝을 찾아 나섰습니다.

은행권 재편은 시장논리 못지 않게 정부의 의사 결정이 중요한 만큼 얼마만큼의 입김을 반영할 수 있을지 금융 수장들의 자존심 대결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WOW-TV뉴스 신은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