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해외사업 탄력 둔화

입력 2009-12-08 16:21
<앵커>

두달전 사퇴한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과거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각종 해외사업이 대폭 축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택균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거래소 경영진은 지난달 28일 공공기관 선진화 워크숍에서 거래소 사업 현황과 조직개편 방안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거래소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캄보디아 합작거래소 설립 사업에 대한 현황 보고도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참석자에 따르면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캄보디아 정치구조상 사업추진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10년 정도 소요될 걸 감수하고 추진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평소 실용 철학을 견지해온 이 대통령이 거래소의 해외사업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의 캄보디아 합작 거래소 설립 사업은 수익을 단기에 회수하기 힘든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정부와 한국거래소는 자본금 2천만달러 규모 합작거래소 설립을 위해 이달이나 내달중에 각각 55%와 45%의 지분을 출자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합작거래소를 IPO(기업공개) 하기 전까지는 지분 매각을 못하게 돼 있어 투자금 회수시기는 가늠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정부의 이같은 부정적인 시각과 함께 거래소 경영진이 해외사업 관련 조직을 축소하기로 결정한 점 역시 눈길을 끄는 대목입니다.

거래소는 해외상장유치TF와 국제부의 업무가 중복된다고 판단하고 축소 통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한 상장유치 사업 역시 둔화 또는 축소가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던 이정환 전 이사장의 사퇴를 계기로 그가 확장했던 해외사업이 정리 수순에 들어간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WOW-TV NEWS 김택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