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국내 통신시장 ''흔들''

입력 2009-11-30 17:39
앵커> 아이폰 도입은 국내 통신시장 재편에도 하나의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그동안 이동통신시장은 SK텔레콤의 주도하게 시장이 5대 3대 2로 고착화돼 있었는데요. 최근 이 판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성태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분기말 현재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의 점유율입니다. SK텔레콤 50.6%. KT는 30%가 조금 넘고 LG텔레콤은 20%가 조금 안됩니다. 이른바 5대 3대 2. 수년간 깨지지 않는 국내 이통시장 점유율입니다.

이 때문에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얼마전 국내 이동전화 시장이 고착화됐고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경쟁이 없으니 요금도 비싸고 서비스는 소비자보다 사업자 위주입니다. 요금 때문에 늘 욕먹었던 방송통신위원회의 고민도 사실은 사라진 ‘경쟁’이었습니다.

그러나 고착화된 통신시장이 요즘 흔들리고 있습니다. 아이폰 예약자가 6만명이 넘자 SK텔레콤은 보조금을 늘려 T옴니아의 가격을 내렸습니다. KT가 무선랜을 이용한 음성전화 FMC를 내놓자 SK텔레콤은 인터넷전화요금으로 이동전화를 쓰는 T존을 내놨습니다. 정부가 주도하긴 했지만 통신업체들은 잇달아 요금인하 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경쟁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경쟁의 바탕에는 ‘무선랜’이 있습니다. 무선랜은 이동전화망과 같은 모바일이지만 대규모 데이터 전송이 저렴한 가격에 가능합니다. 만일 무선랜이 득세할 경우 이동전화망의 매력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동전화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으로서는 손해입니다.

SK텔레콤은 그간 모든 이동통신은 이동통신망을 통하도록 했습니다. 와이브로 사업권도 가지고 있지만 활성화에는 소극적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의 프로그램 장터인 앱스토어도 KT는 무선랜을 중심으로 기획했지만 SK텔레콤은 처음에는 이동통신만 허용했습니다.

그러나 이동통신회사 KTF를 합병한 KT는 이동통신 시장에서 음성보다 데이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무선랜 접속이 가능한 아이폰이 그 첫 번째 무기입니다.

아이폰의 인기가 이동전화 시장을 데이터 중심으로 바꾸면 음성 중심인 SK텔레콤으로서는 고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존 수익을 버리고 데이터에 주력하느냐, 아니면 기존 수익에 집착하느냐. KT가 인터넷전화로 고민했던 부분을 SK텔레콤도 선택할 때가 왔습니다. WOW-TV NEWS 박성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