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 대출길 ''막혔다''

입력 2009-10-19 18:42
수정 2009-10-19 18:49
<앵커>

우리나라 경제인구의 40%가량이 금융권에서 신용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저신용자 대출 지원에 섣불리 국가재정을 동원할 수 없다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신은서 기자가 보도합니니다.

<기자>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7등급 이하의 이른바 저신용등급자는 8백20만명.

채무불이행자 2백10만명까지 합하면 전국적으로 1천30만명이 은행권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체 경제 인구의 41%이상이 대출을 받기 위해 대부업체 등 사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저신용자의 경우 연체와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 은행들이 선뜻 돈을 빌려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시중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BIS비율을 평균 12% 수준으로 맞춰야 해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꺼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금융권 관계자

"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하면 BIS 비율을 산정할 때 불리한 게 사실입니다. (만약)정부에서 신용보증을 하면 위험가중치를 계산하는데 좀 나아질 수 있겠죠."

<기자 스탠딩: 신은서 기자>

신용등급에 묶여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아직까지 미미한 실정입니다.

정부가 주도하거나 관여하고 있는 저신용자 대출 지원의 경우 규모가 작거나 금리가 높아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 주도로 출범하는 미소금융의 경우 10년동안 2조원이 지원되는데 그쳐 시작 전부터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자산관리공사에서도 올해부터 저신용자에 대한 신용보증을 통해 ''전환대출 사업''을 시작했지만 신용회복기금 7천억원의 일부 항목으로 배정돼 있어 체계적 관리가 아쉬운 상황입니다.

이 밖에도 중기청과 복지부 등이 저신용 서민들을 위한 대출 지원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지만 규모가 영세한 수준입니다.

희망홀씨대출 등 시중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저신용자 대상 대출 역시 10%대의 금리 책정이 서민층에는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정부가 나서 신용보증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

" 근본적으로는 정부가 저신용자의 신용등급을 보장하고, 이에 따라 금융권이 대출을 실시하는 형태로 개편이 필요합니다."

금융권 역시 정부가 보증할 경우 BIS 산정에 불이익이 없는 만큼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을 늘리는데 부담이 줄어든단 반응입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섣불리 국가재정을 동원할 경우 자칫 만성적 저신용자만을 양산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우리나라의 자본접근도는 세계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취약한 서민금융 지원의 길은 멀기만 합니다.

WOW-TV 뉴스 신은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