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안녕하십니까. 뉴스온에어입니다.
정부가 오늘 동네슈퍼의 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놨습니다.
앞으로 3년 동안 6천억 원을 들여 유통체계를 개선하고 서비스수준도 높이기로 했는데요.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이승필 기자, 먼저 발표 내용부터 살펴보죠.
<기자> 지원 대책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동네 슈퍼들이 물건을 낮은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도록 유통체계를 개선하고 기업형 슈퍼마켓, SSM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수점포를 키울 방침입니다.
최근 대형 유통업체가 SSM을 내세워 골목상권에 진출하면서 영세 상인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데요.
단순한 보호가 아니라 이들이 SSM과 직접 경쟁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겁니다.
앞으로 3년 동안 6천억 원을 지원하는데 전체의 60% 수준인 슈퍼마켓 5만여 개가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동네 슈퍼들이 물건을 값싸게 공급받는다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겠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다는 건가요?
<기자> 중소기업청은 동네 슈퍼의 주문물량을 하나로 합쳐 구매력을 높이겠다는 겁니다. 대형마트처럼 큰 단위로 주문하면 그만큼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계산인데요.
중소기업청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에 중소소매 유통본부를 설치하고 이곳에서 전국 동네 슈퍼의 생활용품 수요를 취합할 예정입니다.
취합한 내용을 바탕으로 중소소매 유통본부가 제조업자와 직접 구매협상에 나서게 됩니다.
쉽게 말해 동네 슈퍼들이 공동구매로 상품을 저렴하게 조달받는 구조입니다.
중소기업청은 올해 라면과 캔커피 등 판매량이 많은 10개 품목을 중심으로 공동구매를 실시한 다음 2012년까지 구매 품목을 1천 개로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한편 농산물은 농협 하나로마트가 이용하는 유통망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추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홍석우 중소기업청 청장
"슈퍼마켓으로부터 구매요구를 받아서 그것을 모아서 중소소매 유통본부에 보내면 중소소매 유통본부는 일괄해서 생산자와 거래를 하게 된다. 이를 통해 대형마트 수준의 가격 협상력을 가짐으로써 싸게 살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앵커> 이 같은 조치로 동네 슈퍼는 물품 가격을 얼마까지 아낄 수 있을까요?
<기자> 중소기업청은 유통구조개선이 완료되면 공동구매를 통해 물건값이 10% 이상 저렴해져 중소 슈퍼마켓이 연간 2천억 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가격 문제 뿐 아니라 동네 슈퍼가 SSM에 비해 불친절하고 이용이 불편하다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기자> 그래서 내놓은 것이 우수점포 육성대책입니다. 이 분야에만 2012년까지 5천억 원을 투입할 예정인데요. 중소기업청은 서비스와 위생, 내부 시설이 SSM과 비슷한 동네 슈퍼를 만들겠다는 각오입니다.
지원신청을 하면 시설상태와 상품진열, 재고관리 등 개선해야 할 내용을 종합적으로 상담해주고 매장확장과 시설교체 등을 희망하는 점포에 대해선 필요한 자금의 절반까지 1억 원 한도 내에서 저리로 융자합니다.
아울러 우수점포로 선정된 매장에 공동 브랜드를 부여해 인지도를 높이기로 했습니다.
이밖에 소상공인진흥원과 시장경영지원센터, 중소기업진흥공단연수원을 활용해 상인들의 서비스 교육도 병행할 계획입니다.
<앵커> 이젠 동네 슈퍼도 저렴한 가격과 좋은 서비스로 SSM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건데 기대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요?
<기자> 이번 사업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동네 슈퍼상인들이 참여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문제는 상인들이 소극적일 수 있다는 건데요.
동네 슈퍼의 주문물량을 취합하는 과정에서 각 점포의 매입과 매출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밖에 없는데요. 자영업자들은 세원 노출을 꺼리기 때문에 물류유통 통합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습니다.
또 정부가 민간부문에 개입하는 모양새도 부담입니다. 중소기업청 산하 기관인 중소기업유통센터가 동네 슈퍼를 대신해 생산자와 가격협상에 나서는 구조인데요. 중소기업청은 이에 대해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주식회사로 구성원들이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이고 센터 경영에 중소기업청이 간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렇다 해도 유통시장 수요를 인위적으로 결정하는 대책을 정부가 내놓은 것만으로도 시장질서 위배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