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현석이의 또 다른 이름은 ‘모터’다. 몸에 모터엔진을 달아놓은 듯 끊임없이 움직이는 현석이를 보고 친구들이 달아준 별명이다. 그렇게 1년 넘게 지내다보니, 지금은 오히려 ‘현석’이라는 이름이 어색하기만 하다. 엄마 역시 아이가 너무 활동적이서 그런 별명을 얻었나 싶어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활발함이 도가 지나친 아이, 사사건건 참견하고 친구들을 괴롭히는 아이, 자리에 5분을 앉아있기가 힘든 아이,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성향의 아이, 팔다리를 끊임없이 움직이는 아이…
위의 증상 중 한 가지라도 해당된다면 아이가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의심해보아야 한다. ‘아이 때는 다 그렇다’며 대책없는 낙관으로 일관하는 것은 금물. 자칫 치료기회를 놓치면 아이가 성인이 된 후에도 정상적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는 등 이로 인한 부가적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ADHD는 우리나라 초등학교 아동의 3~8%가 앓고 있는 질환이다. 학급으로 따지면 한 반에 한 두 명 정도는 ADHD 아동인 셈이다.
ADHD 아동은 심리적 사회적 발달 과정에서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주 증상-불안정하고 예측할 수 없으며 모든 것은 마음대로 하려는 성향-때문에 또래들로부터 거부되고 외면당하기 쉽다. 이로 인해 자신감과 자존감을 잃게 되어 모든 것에 흥미를 잃어버릴 수 있다.
변한의원 변기원원장은 “ADHD 아동 중에는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는 아이가 유독 많은데, 이는 친구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어릿광대로 전락하는 데에서 오는 좌절감과 스트레스 탓”이라고 설명했다.
ADHD 뿐 아니라 틱장애, 학습장애, 발달장애 등의 스펙트럼 장애는 모두 뇌에 영양과 산소, 자극의 세 가지 요건을 충족시켜 치료하게 된다. 이러한 질환은 스트레스나 영양부족 등에 의해 뇌가 불균형적인 성장을 하게 된 것이 원인이다.
뇌가 불균형하게 되면 신체조절과 같은 자율신경조절 문제로 이어지고, 흥분과 불안이 심해지는 등의 증상으로 이어지 것이다. 또 운동능력, 감정/행동 조절, 시각/청각 인지와 같은 뇌가 통제하는 여러 분야에 문제를 발생케 한다.
따라서 중독성 있는 약물보다는 행동이나 놀이, 음악치료 등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 특히 운동으로 떨어진 뇌의 기능을 올려 좌우뇌의 균형을 맞춰주면 자율신경 조절이 잘 이루어지게 되어 증상이 개선된다.
변원장은 “ADHD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인해 많은 ADHD 아동들이 치료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ADHD 치료는 무엇보다 평소 부모와 교사들의 작은 관심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