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컬럼]‘봄의 불청객 황사’ 각종 알레르기 질환 유발 원인자

입력 2009-03-18 12:42
4계절이 뚜렷한 한반도의 봄은 곧 희망의 상징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다 봄을 반기지는 않는다.

매년 이맘때면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아침, 저녁 10˚C 이상의 기온차로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 감기에 시달리게 된다.

올 기상청에서의 예보에 따르면 ''황사 발원지가 지난겨울 극심한 가뭄을 겪은 데다 기온도 평년보다 2~6°C 높아 올 봄 최악의 황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황사(黃砂)는 봄철에 중국이나 몽골의 사막에 있는 모래와 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멀리 날아가는 현상을 말한다.



강한 바람과 황사 발원지에 눈이나 비가 적게 내리는 경우에 황사가 더욱 심해지며, 과도한 가축의 방목에 따른 목초지 감소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발원지의 사막화가 가속되어 황사가 더욱 심해지는 것이다. 중국에서부터 날아오는 황사는 각종 산업공해 및 중금속이 다량 싣고 오기 때문에 요즘과 같은 건조한 날씨와 맞물리게 되면 심한 감기, 후두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 우리의 코나 기관지, 피부 질환을 야기 시킨다.



보통 맑은 콧물을 흘리거나 코막힘, 재채기 증상이 있다면 단순히 감기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요즘같이 황사가 부는 날에는 중금속이나 각종 산업공해로 인한 오염된 물질들이 코로 흡입돼 폐로 들어가면서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년층에게는 특히 급성 호흡기 질환 및 폐렴으로까지 올수 있으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꽃가루나 황사는 기관지에 들어가면 기관지 점막이 부어 기침과 가래, 숨찬 증상을 만들어 내고, 피부에 접촉이 되면 피부가 가렵고 진물이 생기는 아토피성 피부염을 일으키고, 눈에 들어가면 눈이 충혈 되고 아프며, 눈물이나 눈곱이 생기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유발시키게 된다. 남들에겐 따뜻한 봄으로 다가오지만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에겐 매년 3월은 잔인한 달이 되는 것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엔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우리나라는 비라도 오는 날이면 황사로 인해 자동차를 비롯해 온 세상이 흙먼지로 범벅이 되지만 일본의 경우는 바람이 불고 비가와도 한국처럼 심하지가 않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를 대부분 한국에서 걸러주고, 또한 동해에서 먼저 걸러주기 때문에 그 피해가 적은 것이다.

하지만 일본이 황사의 영향을 덜 받아 공기가 좋을 수 있겠지만, 일본에는 옛날부터 조림사업에 삼나무(스기나무)를 많이 심어 삼나무에 의한 꽃가루가 봄에 많이 생겨 화분증, 즉 꽃가루 알레르기가 많다. 특히 벚꽃이 필 무렵 일본은 거리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한국보다 훨씬 많다.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한국보다 더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본은 꽃가루, 한국은 황사가 알레르기 환자들을 힘들게 한다.

한방에서는 코는 모든 호흡 통로이면 폐와 연결된 것으로 본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평소 천식과 기침이 심한 노인들은 황사로 인한 비염 예방과 치료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은 비염과 코막힘으로 인한 입호흡으로 자칫 많은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입호흡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황사, 꽃가루 등 알레르기 물질이 바로 기관지나 폐로 들어가 기침 천식과 폐렴 등 폐질환을 일으킨다. 비염은 이제 국민병이라 할 정도로 심각하다.

입호흡으로 인해 숙면을 취하지 못해 성장 및 학습장애를 일으키며 구강구조 장애를 일으켜 얼굴변형( 얼굴이 비틀어지고, 아데노이드형 얼굴, 치아부정교합, 윗치아 돌출, 주걱턱이 됨)을 초래하며, 눈밑 다크서클과 아토피 피부( 얼굴이나 몸의 붉은 각질, 질척함, 진물, 심하면 ‘태선화’ 라고 부르는 거북이 등껍질이나 코끼리피부 같은 두껍고 거친 피부패턴을 보임)가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소아 및 성장기 청소년, 여성들은 심리적 위축상태에 빠질 수 있다.



황사 발생시 대처방법은 다음과 같다.

1.우선 바람이 5m이상 강하게 불 때나 꽃가루가 날리는 날은 외출을 피한다.

2. 외출 시엔 안경, 모자, 마스크 등을 써서 되도록 노출을 피한다.

3. 외출 후엔 반드시 먼저 손발을 씻고 양치나 따뜻한 물로 샤워하도록 한다.

4. 실내온도와 습도조절에 신경 쓰고 빨래는 가급적 집 안에서 말린다.

5. 균형잡힌 영양섭취와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마지막으로 조금이라도 알레르기 증상이 생기면 알레르기 전문의에게 진단 받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도 5월까지는 몇 차례 더 황사현상이 있으리라는 기상대의 보도가 있었다. 기상대의 보도에 귀를 기울여 미리 황사에 대비하는 것도 예방의 한 방법이라 하겠다.

(도움말=코알레르기 클리닉 강남 영동한의원 경희대 외래교수 한의학박사 김 남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