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욱 기자의 이슈진단] 美 경기부양책 날개 펴나

입력 2009-02-17 09:24
수정 2009-02-17 09:24
<앵커1>

오늘은 미국 증시가 대통령의 날로 휴장하는 관계로 최근 주요 이슈와 이번주 있을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제팀 권순욱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번주 드디어 오바마 대통령이 경기부양책 서명을 할 예정인데, 예전과는 좀 다르다고 하던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주말 상원과 하원이 7천872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에 최종 승인을 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습니다.

녹색 성장에 초점을 맞춘 부양법안은 앞으로 2년동안 일자리 350만개를 만들고, 인프라 구축 등에 5천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바라던대로 대통령의 날 전에 부양법안이 의회를 통과하게 돼서 이제 서명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백악관에서 서명을 하던 관행을 깨고 콜로라도 덴버에서 17일 서명할 예정인데요, 그 이유는 덴버는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을 받은 곳으로, 현재 경기부양법이 공화당의 반대로 초당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 만큼 이곳에서 대국민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한편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안에 대해 막대한 재정적자만을 남길 것이라고 맹비난하고 나섰는데요, 사실 경제살리기도 중요하지만 올해 2조 달러에 육박할 재정적자는 큰 문제긴 문제입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지 않는다면 미국의 경기침체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힌만큼, 먼저 경제살리기에 나서고 엄청난 재정적자 문제는 오는 23일 여야 지도부와 만나서 그 해결책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앵커2>

17일은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과 함께 또 중요한 일이 있죠. 바로 자동차 업계가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자구책을 제출해야하는 날인데요, 특히 GM은 파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드디어 자동차 업계의 자구책 마감 시한이 이번주 수요일, 17일로 바짝 다가왔습니다.

제너럴모터스와 크라이슬러는 이날까지 정부에 자구책을 제출해야 하는데요, 현재 정부는 GM과 크라이슬러에 자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촉구하고 있고, 회사측도 자구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노조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파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GM은 파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GM과 전미자동차노조(UAW)는 노조의 은퇴자 건강보험 기금 문제를 둘러싸고 협상을 재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노조의 동의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GM과 크라이슬러에 총 174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투입하기로 하고 94억 달러와 40억 달러를 GM과 크라이슬러에 이미 지원을 했는데요, GM의 경우 자구책이 재무부로부터 승인받으면 추가로 40억 달러를 대출받을 수 있으며, 크라이슬러는 추가로 30억 달러 이상의 대출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조와 또 채권단과의 타협도 난항을 겪으면서 GM과 크라이슬러는 추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GM은 정부의 추가지원을 받지 못하면 자금이 없기 때문에 파산보호신청을 하는 방안을 자구책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오바마 정부는 상당히 큰 딜레마에 빠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추가적인 지원을 할 경우 정부의 재정 부담이 크고, 파산을 하게 내버려둘 경우 미국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GM과 함께 수백만개의 일자리 사라지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3>

이렇게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이 파산 위기에 처해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자동차 업계 구조조정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고요?

<기자>

당초 미국 정부는 자동차 차르(Car Czar)를 선임하려고 했었는데요, 차르라는 것은 어떤 단속기구의 책임자 정도를 의미한다고 생각하시면 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자동차 차르는 선임하지 않기로 하고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을 감독하는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는데요, 현지 언론들은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로렌스 서머스 국가경제위원회 의장을 주축으로 재무부와 노동부, 교통부 등이 모여서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태스크포스팀은 제너럴모터스와 크라이슬러의 구조재편을 지휘할 계획인데요, 아직까지 정부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대통령의 날 연휴를 마치고 이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시카고에서 휴가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기내에서 기자들과 자동차 태스크포스와 관련해 "오늘 늦게 발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태스크포스는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가 17일 제출하는 회생자구책을 평가한 뒤, 2주 안에 업계 대표자들과 만나 추가 자금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앵커4>

최근 재무부가 금융구제책을 내놓았지만, 상당히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받은데 이어 얼마전 미국 은행이 또다시 파산하는 등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은행 국유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지난주 재무부가 금융사 부실자산을 인수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금융안정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는 평가로 다음날 미 증시가 5% 가까이 떨어지면서 가이트너 장관은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는데요, 미국에서는 부실은행에 대한 국유화를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커지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재무부는 은행을 국유화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인데요, 은행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최대 1조 달러 규모의 민관 투자펀드로 은행들의 부실자산을 사들이고, 재무건전성을 평가해 은행에 자본을 지원해주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국유화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은 미국 은행들의 파산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최근 4개의 지역 은행이 잇달아 문을 닫으면서 올해 파산한 미국 은행의 수가 13개로 늘어났습니다.

은행 감독 당국은 지난달에는 6개 은행의 자산을 압류했는데요, 월간 기준으로 1993년 이후 최대입니다. 또 지난해 파산한 은행수는 25개로 2001부터 2007년까지 문을 닫은 은행수와 같을 정도로 상당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미국에서는 일부 대형 은행이 이미 지급불능 상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은행 보유자산의 부실화가 심각해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 없이는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진단입니다.

또 마켓워치는 내년까지 수백개 이상의 파산 은행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면서 전문가들은 은행 국유화에 겁을 먹지 말고, 은행들의 심각한 문제를 하루빨리 치료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재무부의 새로운 금융구제계획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국유화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5>

마지막으로 이번주 미국의 주요기업 실적과 경제지표 짚어주시죠.

<기자>

이번주는 어닝시즌이 거의 끝나가는 가운데 대형 기업들이 꽤 많이 예정돼 있습니다. 17일 월마트를 시작으로 휴렛팩커드와 제너럴 모터스, 소매업체인 로우스와 JC페니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요, 경기침체 여파로 대부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좋지 않습니다.

휴랫팩커드만이 4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월마트는 소폭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로우스와 JC페니는 57%와 52%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목요일 발표될 예정인 GM의 실적이 큰 관심인데요, 파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순손실을 입을 전망이어서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경제지표도 상당히 많이 발표될 예정인데요, 17일에는 뉴욕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확인할 수 있는 2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와 함께 2월 주택건설업체 체감경기지수가 발표됩니다.

18일에는 주택착공건수와 산업생산 등이 발표될 예정인데요, 주택시장 침체로 주택착공건수는 전달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산업생산은 역시 자동차업종 부진으로 마이너스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19일과 20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와 경기선행지수, 소비자물가지수 등이 발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