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2012년 이후 1,800선에서 2,000대의 박스권에 갇혀 '박스권'과 '코스피'의 합성어인 '박스피(BOXPI)'로 불리고 있다.
이 기간에 나타난 공통분모는 무엇일까? 글로벌 주요국들이 부채 축소에 나서면서 유동성 환경과 교역이 위축됐다. 이에따라 한국 수출은 최근까지 17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수출이 좋지 않다 보니, 코스피 전체 기업 실적과 수익성 역시 부진하다. 국내증시의 모멘텀이 위축되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액티브 펀드 위주로 국내 주식을 꾸준히 팔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다시 2,000선을 회복했다. 만약 환경에 변화가 없다면, 이번에도박스권 상단에서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박스권 상단 돌파 기대를 해보는 것이 괜찮을 것 같다.
먼저, 글로벌 유동성이 가파르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주요 20개국(G20) 국가들의 통화량(M2)은 69조 달러 수준으로 전 분기보다 4%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수치는 2010년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주요국들의 부채 축소가 어느 정도진정되고 있다는 증거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는 등 물가 지표가 개선되면서 한국의 수출 지표도올해 1월을 바닥으로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
펀더멘털(기초여건) 지표도 좋아지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추정 이익 합계치가 2분기부터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오랜만에 개선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로 수익성 개선과 금리하락이 동시에 이뤄지면 주가 멀티플(배수)이 높아지는 이른바 '리레이팅(재평가)' 효과에 따른 주가상승 여지가 생긴다.
또 지수가 2,000대에 올라섰음에도 외국인 자금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일각에선 액티브 펀드들이 한국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오랜 주가 부진에 빠져 있던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대표주들, 그리고 금융주들이 최근 힘을 내는 모습도 반가운 일이다.
올해 하반기 코스피가 '박스피'의 오명을 벗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므로 현 지수대에서 주식 비중을 줄이기보다 오히려 단기 조정 때마다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추천한다.
수출 개선에 따른 시장의 스타일 변화에도 대비해야 한다.
대형주의 비중을 늘리고, 멀티플이 비싼 주식보다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싼주식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채우기를 권한다.
(작성자: 박성현 삼성증권[016360] 연구원 sunghyun73.park@samsung.com) ※ 이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의견으로, 연합뉴스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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