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해를 맞아 원숭이와 관련된 사자성어를 찾다 보면, 조삼모사(朝三暮四·잔술수로 남을 속이는 것을 비유하는 말)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연초 국내 증시 부진함이 깊어지다 보니 올해 한 해 장세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지만, 충분히 극복이 가능한 악재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증시를 짓누르는 악재는 국제유가와 중국증시이다.
먼저 자본시장 개방 확대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중국 증시의 변화를 중국경제의 미래로 단정을 짓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중국 증시의 급등락 현상이 세계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을 추세적 변수라기보다 변동 요인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 중국 경제의 둔화는 세계 수요 둔화 위험을 뜻한다. 경제의 체질을 수출에서 내수로 방향을 튼 상황에 중국 경제가 위협을받는다는 것은 세계 소비가 나약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국제 유가의 하락은 디플레이션 위험(리스크)을 말한다. 디플레이션 심리가 강해지면 소비 지연 현상이 두드러진다.
조금만 참으면 가격이 내려갈 테니 소비를 미루는 일이 빈번해진다. 즉 국제유가 하락에서 시작된 악재의 성격은 미래 소비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는 데 있다.
두 가지 악재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해결될 수는 없다. 경제활동주체 중 기업과 가계에서 해결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니다. 정부와 중앙은행 등 정책 당국의 몫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중국 증시와 국제유가 급락에 제동이 걸린 것도 미국이 금리인상 시기를 미룬 것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확장적 통화정책 의지를 확인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기다려야 할 것은 세계 경제가 동시에 받는 악재를 공조체제를 통해 돌파할 수 있느냐가 될 것이다.
중국 증시와 국제유가 등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악재는 언제든 등장할 수 있다.
단지 연초에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거시지표와 기업실적의 부진이 두드러진다고해서 미래가 우울하다고 할 것만은 아니다. 국내 경제와 증시는 추세적 성격보다 순환적 성격이 짙다. 순환적 성격이 짙은 시장의 참여자들은 가장 비관적일 때 투자적기라는 것을 시간이 지나고 나서 알게 된다. 오늘의 기회는 어제 상황을 비관해포기한 누군가의 선택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경제지표 등 주요 일정으로는 ▲ 19일 중국의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과 작년 12월 광공업생산·소매판매, 영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 ▲ 20일 브라질 통화정책회의, 미국의 1월 주택건설협회(NHAB) 주택시장지수와 12월 건축허가·소비자물가지수▲ 21일 ECB 통화정책회의, 미국의 1월 필라델피아 연준 경기전망 ▲ 22일 미국 1월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 23일 미국의 12월 기존주택판매 등이 예정돼 있다.
(작성자: 김형렬 교보증권[030610] 매크로팀장 Jeff2000@iprovest.com) ※ 위의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의 개인 의견이며,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